감정일기

20251213 토

by 이승현

아빠랑 싸웠다.

와.. 내게 이런 식으로 나온다고?



이건 선 넘었지.

서러워서 울음이 계속 틈탔다.



울지 마, 할 새도 없이 찰나의 순간

입술을 꽉 깨물고 바들바들 떨면서



할 말을 다 하던 나,

아주 굉장했다.



무슨 전쟁 영환 줄..

상대처럼 욕, 폭언, 인신공격, 무시 하나 없이



나도 할 수 있는데 그거 안 하는 거야 아빠~

진짜 약한 사람은 아빠 같은 사람이야.



욕하고 화풀이하고 폭언하고.

나는 봐, 안 그러잖아.

할 수 있는데도 난 안 그런다고..



아빠 지금 선 넘었어.

나한테 사과해.

바들바들 떨다 결국 난 울었다.



아빠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난 강하게도 나갔다.



그거 살면서 아빠가 다 받는 벌이니까

입이 턱턱 마르는 느낌 그거 한 번 받아봐.



오늘 조상 꿈꿨는데 꿈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목소리로 갑자기 바뀌더니



네가 직접 말해라라고 했다.

아주, 단호히



너무 참았다.

수없이 참았다.



내가 잘해도 못 해도

욕먹는 세상..



그냥 욕먹어도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것.

내가 아직은 양극성 장애 환자고



청소를 안 하는 게 아니고 지쳐서

실행이 안 된다니까.



이건 의학적으로 다 근거 있는 얘긴데..

왜 내가 안 한다고만 해.



마음이 아픈 거라고 나는

아빠 나도 잘하고 잘 나아가고 싶어.



아빠가 강압하는 그런 행위가 내 병을 더 키워.

나한테 다신 함부로 하지 마.



진짜 아빠가 내뱉은 그 문장,

내가 실행하는 수가 있으니까.



그리고 아무리 화나도 부모가 돼서

자식한테 나가 죽어라 그건 아빠 선 넘었지.



내가 왜 아빠 때문에 죽어야 돼?

난 살고 싶은데.. 잘?



그리고 나랑 아빠 사는 거 이제

딱 그래봤자 딱 일 년이야..

내가 나가든 결혼하든 할 거니까,



그러니까 나한테 다신 함부로 하지 마.

칼로만 사람 죽이는 거 아냐 아빠.



그 입으로 폭력으로 아빠가 날 죽여 자꾸.

아빠 그러다가 벌 받아 나한테 함부로 하지 마

나 어디서든 그런 대우받을 사람 아냐.



어쨌든 폭력은 어느 폭력이어도

절대 정당화될 수 없고

아빠 그거 하늘이 다 보고 있어.



일 년 후에 아빠 옆에 있으래도 없어 나..

긴 싸움이 겨우 끝났다.



와 그럴 거면으로 시작하는 전쟁 영화에나

나올 법한 말을 내가 했다.



나는 깡이 엄청난 사람이기 때문이다.



진짜 티비 속 장면이 내 앞에서 펼쳐진대도

난 뭐,.. 괜찮다고 생각했다.



나는 사는 게 하루하루 재밌지만,

사는 게 녹초인 화풀이, 욕, 폭언하는 자에게


잠시 눈물 연기쯤 해주는 것쯤이야..

뭐.. 진심 아닐 것도 없지.

나도 서러웠으니까.



진짜 판 깔아주면 사람은 두려워서 뭘 못 한다.

그럼 한 번 나한테 칼을 꽂아봐.



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이미 아빠가 꽂은 그 입이라는 칼로

다 두들겨 맞았거든.



오늘 느낀 건 나는 아주 강하다.

건강한 자기 경계 완벽 :)



아빠는 사과했어도 절대 안 변할 거다.

수십 번 똑같은 사람,



나처럼 죽을 고비 넘기지 않는 이상

똑같은 인간으로 대부분을 살 것이다.



하나 분명한 건 웃으면서 나한테 칼 꽂아,

찔러! 자 손목까지 했으니 내가 반대할만한



의견을 모조리 다 가져와도 우리 집안사람들은

특히 부모님은 더는 나한테 칼 못 꽂는다.



나를 포함한 내 사람에게 상처 주면 나는

내 살갗을 다 드러내서라도 지키는 사람이다.



또 느낀 건 나는 더는 참지 않는다.

그리고 아빠랑 싸우고 기도도 했다.

반성한다고,



마음이 따습고 나는 크게 될 사람이다.

이런 폭언, 욕쯤? 좀 서러웠다고 뭐..



아빠랑 내 인생은 엄연히 다르고.



나는 가족이래도 상처 주면 살갗을

다 도려낼 만큼 피 흘리게 한다. 그게 나다,



그게 이기적이거나 나쁜 게 아니라

나와 내 사람을 반드시 지킨다는 얘기다 나는



분명 아빠는 변화하지 않겠지만

더는 날 쉽게 볼 수 없을 거고

분명 엄마에게도 얘기하겠지.



그리고 하나님은 아빠와 싸운

나를 내 반성 기도를 들으셨을 테고,



기세 좋게 스스로 지킨 이 깡 있는 여자를

다 보셨을 테니 지켜주실 거다.



p.s 근데 진짜 놀라웠다.

서러웠는데.. 연기하는 양 눈물 흘리고 나니까

고생하셨습니다~ 하고 막 끝나는 그 씬처럼



괜찮아졌다 대부분,

너무 참아서 오늘 터진 것 같다.



누가 누가 더 오래 참나 대회 아니니..

더는 참지 말자!



신기했고 너무 무서웠다.

아빠한테 그런 말을 들어서 무서웠다기보다



뭐야 나..?

지금 나 공격했다고 난 살갗을 다 도려내는데?



기특했다.. 나한테 당분간 누구든

싸움 안 거는 게 좋겠다고 느꼈다.



나 이승현인데?

지는 싸움은 안 하는데?



어디서 평화주의자를 건드려..

말발로 세상에서 내가 져본 적이 없네?



내가 결혼할 때 잠시 잠깐 반대해도 나는

큰 호미로 상대 살갗을 오밀조밀 파서라도



내가 행복해.

이제 공격 금지! 하면서

우아하게 웃고 있을 것 같다.



엄마 아빠한테 굳이 하고 싶은 말은

자식을 부모가 가르치는 게 맞지.



어릴 땐 다 맞는데 그 가르치는 게

더는 필요 없어질 땐 그저 보내주는 거야, 쿨하게~



아빠! 더는 자식은 가르치는 존재가 아냐.

내가 다 배웠다는 게 아니고 배울 게 있음

자식에게도 다 배우라는 거야. 엄마도 마찬가지,



배움에 나이가 있어? 과연?

그리고 나는 이제 부모님 품이 너무 작아.



저 활주로를 건너 뉴질랜드 초원에서

뛰어놀고 싶어



나를 놔줄 준비를 해 제발..

결혼식장에서 유치하게 울고 그러지 마.



은태는 남자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도 마.

여자, 남자가 어딨어. 여기 조선시대야?



구시대적 발상 좀 하지 마.

어떻게 작가 엄마가 그래?



엄마, 아빠 이제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해.

2026년 이후엔 나 곁에 없을 거야.



더 잘 살 거니까, 나 좀 놔줄 준비 해.

난 이미 놨으니까,



소중하지만 날 프레임 씌운다면

나는 그게 당장은 필요 없어.



1년 이후에는 멀리서나마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자 우리 부디,



남은 1년 어휴 그만 싸우자 지겹다.

둘이도 그만 싸우고 나 지쳐.



느낀 감정: 결의, 감사, 한결같음.

마지막으로 2년 뒤 나 2028년에 결혼할 거야.



내 결혼식에 나도 안 울어 볼 테니까

부모님도 울지 마셔.



난 이제 부모님 없이

살 준비가 되었어 완전 :)

솔직히 왜 지금 네가 옆에 없지?

한 번 생각해 봤다.



해외에 있는 내 소울 메이트,

시차가 있는 승현이 딱 그뿐이다.

나도 살아야지 잘.



BGM 다비치- 너의 편이 돼 줄게



오늘도 음악으로 나를 위로해!

토닥토닥..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