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날 5년이나 만나 놓고도 잘 모르겠지만
- 나는 널, 그리고 우리를. 지키고 싶었어 진심으로,
by
이승현
Apr 1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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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나를 최고라 여겨주던 너에게,
이젠 때 가 된 거 같아서 솔직하게 어느 때보다 더 그리고 진솔하게 나답게 글을 써보려고 해.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응원만 할 뿐, 멀리서나마
잘 지내길 바랄 뿐 더는 이름을 작게 읊조릴 수도 없겠지만 그때의 내 마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전할게.
나는 너를 만나서, 말도 안 되게도 영원을 꿈꿨어.
5년을 만났어도 넌 날 모르고, 난 널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이 아닌 네가, 내 손을 잡고
내 결혼식에 등장해주길 바랐던 순간도 물론 있었어. 너를 만나는 내내, 나는 비혼 주의자였고
그런 날 보며, 너는 나와 결혼한다고 했었지.
숨 가쁘고 속상한 일들도 우리에게 참 많이 있었어.
자꾸만 그때가 아련하게 떠올라, 맘이 참 많이 아프지만 나는 당당하고 담대하고 용기 있고.
고로, 후회 따윈 없어.
극본을 쓸 때면, 사계절이 푸르고 푸릇푸릇해
그렇게 우리를 지켜주던 날들도 있었을 테고.
특별할 게 없다고 믿었던 우리의 사랑이,
너 역시도, 나 역시도. 주변에선 모두 그렇게 사랑하지 않는단 걸 깨닫고 우리의 사랑이 그토록 헌신적이었으며 특별했단 걸 늦게나마 이해하고
깨달았을 거야.
네가 그랬지? 그게 어딜 가든 뭘 하든, 내 발목을
잡을 거라고. 미안하지만 H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정말 미안하지만, 그래서 내가
그 당시,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했던 널,
내려놓은 거야.
나는 널 미워하지도, 전혀 원망하지도 않지만
네가 날, 원망하고, 미워하는 게 속 편하다면 내내, 그렇게 여겨도 돼. 그리고 그것 또한, 절망 속에서 너 혼자, 그렇게 홀로. 아프지만, 나를 잊어내는 방법이었겠지.
내가 당시 네가 내 글 읽는 거 알고 또, 블로그 오는 거 알고 그 당시 모진 말과 강한 말들을 글로 쏟아냈던 것이, 그 당시, 나에겐 아마, 그 슬픔과 모진 절망 속에서 너를, 내 마음에서 애써 보내고 잊는 방법이었을 거야.
H야, 나는 정말 행복하게 잘 지내.
다소 아쉬운 게 있다면, 그 당시, 그게 그토록
큰 트라우마로 곯지 않도록 서로가 끝을 내더라도
오핼 제대로 풀었으면 어땠을까.
가끔은, 극본을 쓰다가 떠올리곤 해.
네가 매번 꽃 같은 나를 꺾는 것 같아서 미안하단 그 말들도. 내게 쉼터이며, 오아시스이며 힐링이란 그 말도.
승현이는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란 그 말도,
사실 그땐, 믿지 않았었어.
2년이 지난 지금, 20대와 30대까지 함께했던 우리. 많은 시간이 지나자, 네가 말했던 저 말들.
꼭 연인이 아니어도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에게 많이 듣고 있어.
그래서 이젠 믿게 됐고 믿어.
나 또한 좋은 사람인 걸,
그러니까 내가 그 당시 가장 소중한 너를 젤 먼저
놓은 게 이해가 잘 안 가겠지만, 그땐, 일촉즉발의 상황이었고 방아쇠 당기면 누군가 죽을 수도 있는
내겐, 아찔한 상황이었기에. 그런 선택을 묵묵히 받아들였어.
그리고 네가 소중하지 않아서,
그런 결정한 게 아니고.
오해를 아주 많이 했겠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어김없이.
이젠 상관없어, 내가 열심히 살아내서 내가, 꿈꾸던
소망실현해서 그 자리에 언젠간, 네가 자리할 때.
그 자리에 있는 그 누군가들과 다르지 않게 편견
없이, 그렇게 네 눈을 보며 담대하고 당당하게
용기 있게. 말할 날이 어쩌면, 가슴 벅차도록
머지않은 거 같으니까.
그러니까, 그때까지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나 미워해도 되고 나 원망해도 되고
네가 원하는 대로 기억해도 되고 미화해서 기억해도 돼.
그것 또 역시 네가 살고 싶어서, 그러는 거니까.
나 역시 아마 그랬었을 테고.
그땐, 미워하고 원망하고 오해하고 싶어도
날 더 욕하고 싶어도 자연스럽게 때가 되어서,
그럴 수도 없을 거야.
오해도, 그 무엇도 아닌걸
다 풀려서 알게 될 테니까.
5년간 너에게 받은 사랑이, 상당히 커.
그래서 누가 뭐라든 우린 영원할 거라고 믿었고.
이 관계, 우리의 사랑을. 미친 듯이 지키고 싶었었어. 언젠가는,
하지만, 인연 또한 인간의 힘으로 되지 않기에.
나는 내려놓았고,
너에게 많은 큰 사랑을,
사랑받는 법도, 사랑을 주는 법도, 배려하는 법도,
기다리는 법도 오빠처럼, 아빠처럼, 내 눈높이에 맞춰 알려준 너를, 기억해. 그리고 그 사랑을,
앞으로 다가올 누군가에게 베풀 순 없겠지만,
적어도, 드라마, 영화, 노래, 혹은 책
네가 준 사랑을, 내가 할 수 있는 한 다시 너에게
돌려줄게. (아마 대중들에게 돌려주게 되겠지.) 나에게 반짝반짝 빛나는 별과 달 같다던
H야, 내가 저 하늘의 별처럼, 달처럼 인기 있던
,
혹 빛나는 시기가 돼도 너에게 받은 사랑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늘 착실하고, 당당하고 담대하고, 용기 있되, 강자에겐 강하게!
약자에겐 약하게, 그리고, 늘, 겸손할게.
고마워, 아무것도 아닌 나를, 지구촌에서 가장 멋진 사람으로 사랑 담뿍 줘서.
덕분에, 정말 행복했고, 정말 지금도 여전히 고맙고
감사해. 언젠가 그 자리에서 널 만나면,
네가 나를 다시 인간적인 눈빛으로 바라보고
또, 우연히 마주할 수 있도록 그때를 구체적으로
다시 상상하면서 열심히 살게. 그렇게, 나답게.
묵묵히, 살아낼게.
그때의 나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유연하고
여전히 따뜻하고 예쁜 사람이구나.
여전하네, 이승현, 하고 네가 눈시울 붉힐 수 있게.
나는 나대로, 내 갈 길을 갈게.
언젠가 어떠한 계기로든 우연히 마주하면
서로가 서로를, 감사해하고 창피해하지 않을 수
있도록.
너를 만날 수 있도록 해주신 하늘에 감사해,
이별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내고,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사람을 이렇게나
많이 아끼고 그토록 사랑할 수도 있구나.
너무 고마운 사람, 감사한 사람.
이미 내게 고맙고 습관이 된 사람,
아침에 안녕, 굿모닝! 같은 인사처럼 자연스러워진 사람, 내 전부고, 내 목숨이었던 사람.
이런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어 참 감사해.
쉽사리 누구나 다 하는 사랑이 아니니까.
절절한 멜로부터 로코 가족극 안 해본 장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내 모든 것이,
그리고 내 인생의 전부가 되어줘서 정말 고마워.
6년 전, 네 말처럼 나만의 것을 묵묵히,
유니크하게 쓰는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나무 같은.
뚝심 있는 작가가 될게.
네 덕분에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
신간 책에도 담긴 했지만 그래도 넌 이 정도로
말해도 될 정도로 내게 특별했고 진했고
너 또한 나를 애틋하되, 특별하게 늘 나를 우선으로 해줬으니까. 5년간 좋은 모티브가 되어줘서 고맙고
그 덕분에 좋은 드라마 많이 기획했으니까,
다른 사람들이 다 별로라고 안 볼 때 그때 넌,
야, 드라마는 작품성이지. 하며 뚝심 있게 봐주라
내게도, 너에게도. 영원할 줄 알았던 서로가 서로에게. 그 정도의 응원은 멀리서나마 해줄 수 있지?
(방긋)
너를 사랑할 기회준 하늘에 정말 많이 감사해,
그리고 비혼 주의자였던 날 결혼 생각하게 만들고
소개하는 거 딱 질색인 나에게 동네방네 다 자랑하고 소개하게 만들고 신간 내고
프러포즈 내가 먼저 해야지, 했던 사람은 내 인생에서 네가 아직은 유일해 (푸핫)
주관적으로 내게 좋은 사람은 아니었을지라도.
좋은 사람이었어.
순수하게 영원을 꿈꾸며 함께 사랑할 수 있어서, 함께 살아갈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젠, 그 사랑. 시청자가 된.
0순위 내 독자라던, 당신에게, 각별하게 다시 돌려줄게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언젠가 만나면, 내 신간의 일부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먼저 손 내밀 수 있길,
웃으며 안녕. 아주, 먼 훗날, 부디, 그럴 수 있길 바랍니다. 간절히.
p.s 전부가 아닌 전부에게 청첩장 글 보고 울지 마.
그래도 우리 추억이잖아
-
행복하자, 우리 이젠,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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