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으려 한건

- 단연코. 네가 처음이었어. 우리의 화양연화 꿈같은 한 때 고마워.

by 이승현

아직도 애틋하게 작게나마 기억이 나. 내 손톱이나 손 주변에서 피가 뚝뚝 흐르면 너는 너무 놀라,

다정히도 밴드를 붙여줬어. 내가 아무렇지 않게 손톱 가위나, 손톱깎기 귀찮아서 그냥 손으로 뜯다가 하며 헤 웃으면 너는 나보다 더 아파하며

몇 번이나 화를 내지 않고 아무 말 없이 내게 밴드를 붙여줬어. 칠칠맞은 내가 또 피 흘리며 아파하면,

이승현, 진짜 하며 나를 매섭지도 않으면서 매서운 척 혼냈어 머리를 콩 찍으며 말이야.



그러다가, 내가 넘어지거나 무릎에 상처가 나거나

피라도 나는 날엔, 너는 잠깐 여기서 기다려.라고 말한 뒤 근처 약국으로 뛰어갔어 밴드랑 마데카솔을 사려고. 그 크고, 작은 상처에 너는 마치, 우리 아빠처럼 참 애틋하게도 그 작은 상처에도 나를 걱정해 약국까지 뛰어가 줬었다,

아직 어린 난, 지금까지도 그런 사랑을, 그리고 그런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어.



아마 앞으론 근처 약국까지 무모할 만큼 순수하게 뛰어가는 남잔 더는 못 만나겠지만, 현실적이고 이성적이어서 나를 먼저 안전하게 데려다주고 쉽사리 네비를 찍어 병원이나, 약국 근처로 가

나에게 건네주는 사람은 아마 있을 것 같아.



근데, 아마도 말이야.

내가 다시 사랑을 하게 된다고 해도 너처럼,

내가 싫어하는 걸 이유불문 단 한 번도 하지 않으려 하는 남잔 없을 거 같아. 너는 내가 싫다고 하면

그 어떤 핑계도 변명도 대지 않고

승현이가 싫어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을 거야,

적어도 넌 그랬으니까.

적어도 넌 항상 마인드가 나보다 너. 였으니까.



그래서 너와 다르게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것이 사랑이라 믿어도

너는 늘, 어김없이, 그리고 한결같이 나에게 다

널 맞춰줬어.



고맙게도 그런 어마어마한 네 사랑 덕에 내가 사랑을 표현할 줄 알게 되었고 너로 인해 행복을 느꼈고



그리고 내가 진심을 다해, 표현하고 울고

또 웃을 동안 우리는 함께 마치, 영원할 것처럼

모든 드라마의 장르와 더불어 영화까지.

모두 섭렵했고, 내 역사상 내 드라마, 영화, 노래, 책. 그게 뭐든. 어떻게 너를 빼고 사랑을 논할 수 있을까 싶어.



다시 사랑해도, 이승현은 이승현이겠지만.

내 인생에서 너와 함께한 화양연화. 는 이제 끝이니까, 앞으로 타인과 함께하는 화양연화는 있어도. 너와는 완전히 이제 종지 부니까.



그렇게, 인간으로서 애틋해 죽고 나를 보는 눈빛이

바보 같고 미련하게도 늘 한결같고 늘 멜로고 로코고, 가족극이고 그 어떤 장르를 다 섭렵한 우리 사이만큼 나는 더는, 그렇게 절절하지 않으려고.



이제는 나도 이성적이고 현실적이고 그래 보려고 사람 볼 때, 너를 만나고 나서도 그 이후에도 내가 좀 많이 다쳤었거든, 아기새 날개에 비수가 꽂혀있는 것처럼. 그렇게,



너를 만나, 우리의 꿈같은 나날들이.

너를 만나, 너를 만난 게 꿈이라서 너무나 행복해서.

그래서 나는 내 직업에 아주 감사하고 만족해.



과거를 거슬러 추억을 그리는 직업상, 드라마와 영화를 집필할 땐, 미화된 기억이든 뭐든 또다시

우릴 만날 수 있는 거니까.



내가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감사해-

라는 당연한 말들을 전혀 못 했었잖아.

정말로,



네가 매일 나를 강아지와 고양이처럼 여기며

먼저 품고 사랑해주고 애틋해 죽어하면서

표현해줘서. 그래서, 내가 여기 있어. 감사하게도,



이젠, 인정하기 싫지만 나 표현 잘하고

그래,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야.

사실 그래, 너 만큼 절박한 사람이 내내, 없었으니까.



네가 가슴 절절해서 나를 간절해하고 몹시 절박해할 때도 나는 그게 왜 그렇게까지 되는지

잘 몰랐으니까, 기계처럼 그저 짜인 삶을 살며 해야 하는 것만 늘어놓고 그렇게 살았으니까.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사람처럼,

이젠 나 잘 표현해.

물론, 너한테 했듯이, 자연스레 앙탈 부리고

그냥 내 세상이 너고, 네 세상이 나라 서로가 서로에게 흠뻑 취하고 빠져 애교 둥이 사랑둥이이던 나는 아니겠지만,

그냥 이제 기계에서 조금 인간 됐다.



적어도 해야 할 표현은 틈틈이 하고 감사도 하면서 살고 있어. 네가 아니었으면, 민토 절대 못 썼을 거야. 혹시나 내가 아주 많이 잘 되면, 그건 일부는 틈틈이 나를 당근과 채찍으로 함께해준 그 당시 네가 있었기 때문이야, 아마 2015~2016년도에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아마 그런 작품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거고. 그 사람은 내게,

그냥 남자. 딱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을 거야.



근데 우린, 서로에게, 남녀를 넘어 가족이고

가장 친한 베스트 프렌드고 그리고 연인이고.

그랬었잖아? 내 모든 것.이다,라고 칭할 수 있었던 건 너이기 때문이었어.



지금도, 예쁘지만 지금도 아름답지만 20대 때 만나 푸릇푸릇하고 사계절을 넘어 함께하고 그리고 헤어지고 만남부터 이별까지, 참 영화 같았는데

내 드라마, 영화. 그리고 내 예술의 모든 것과

내 인생의 모든 것에 전부가 되어줘서,

화양연화. 우리의 예쁜 꿈같은 때를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마워.



내가 이렇게, 작가로서 좋은 작품을 집필하고 있는 건 그때의 네가 내 곁에 함께 있었기 때문이야.

그때 함께 해줘서 정말 고마워.



네가 말했듯이 역시 너 같은 남잔 없고

나 같은 여자도 없어.

그걸 포인트로 우리 추억 떠올리며 킥킥대며 봐줘.

일반 시청자들은 모르지만, 너만이 아는 것들이 있잖아. 고급 시청자가 되어 내가 숨겨둔 장치를 다른 사람이 아닌 네가 제일 먼저 찾길 바라.

간절히.



p.s 나의 책과 나의 드라마와 영화가 너를 아주 많이 울려, 잔잔히 감동시키길 바라며.

참, 솔직하게 말하면 극본 쓰며 극본 이승현은 그때의 네가 그립지만, 돌아갈 수 없기에.

끝은 끝이기에, 열심히 집필하는 걸로.

일은 일이니까. 그리워하는 것도 집필할 땐

일의 일부!

멍이 잘 드는 체질상, 조심성 없는 내가 이리저리 매일매일 멍들고 지나가다가 박고 그래서 또 멍들고 내내 그러면, 내 손등, 다리, 무릎, 내 몸에 하나 둘 생긴 피멍들을 넌 아주 가엾이 보며

살포시 그 부위를 잡고 살짝 만지며 나를 올려다보며 으이구 진짜 아팠겠다, 하며 입으로 호오- 해주던 네가, 괜찮아 매일 멍드는 걸 헤 하며 웃어 보이던 내가, 그리고 너는 안 괜찮다고. 단호하게 말하던 네가, 그러면서 매번 나를 그럴 때마다 살포시 안아주며 매일매일 내 마음을 체크하던 네가. 나는 조금은 그립다.



그다음 사람도, 그다 다음 사람도. 아무도 너처럼,

내 상처나, 멍에 달려오진 않았고 매일매일,

마음이 무슨 색인지 알지도, 더는 알아차리지도 못했어. 이건 극본 이승현이 아니고, 그냥 인간 이승현으로 말하는 건데 내 차기작.



아마, 나는 그 작품 마치고 off가 되면, 다시 보기 하며 오열하겠지만 이 지구 상에서, 내겐

네가 그토록 특별해서. 없었거든 그 역할에 어울리는 사람. 단 한 사람도,

근데, 최근에 드라마 보다가 찾았어.



꼭, 그분 캐스팅해서 나는 너를 내내 감동시켰던 과거의 사람으로 묵묵히 남을게.

그리고 참 잘한 것 같아,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것과 제일 두려워하는 것 중 눈 꼭 감고 앞도 채 못 보면서 후자를 택한 건, 내 나름대론 지혜로웠고, 그게 나의 사랑이었어. 제일 두려운걸 내내 억지로 곁에 두지 않고 피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고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