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고찰 (장거리연애)
- 당신이 모르는 장거리 연애의 주의사항
내가 스물네 살 때의 일이다.
내가 정말로 많이 사랑했던 그 당시 참 순수했던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나를 참 많이도 사랑해줬다.
겉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그는 참 한결같았고
수줍음이 많았으며 언제나 착실했다.
그렇게 많이 사랑했던 그와 나는 약 1년이란 시간을 만나고 결국 헤어지고 말았다.
그 당시 이유가 어찌 됐든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실 이거였다.
바로 '장거리 연애'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이 장거리 연애? 그게 왜?
나는 서로 잘 배려하며 알콩달콩 잘 만나고 있는데?라고 이해를 못 할 수도 있지만
그 당시 그와 나는 둘 다 대전에서 거주 중이었고
그는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창원에 간다고 내게 말했다.
매일 같이 만나던 우리는 여느 커플 못지않게 사랑스러웠고 정말 예뻤다.
그런데 갑작스레 장거리 연애라니...
나에게는 정말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지레 겁을 먹기 시작했고 서서히 마음을 닫고 남몰래 이별을 준비했다.
대전과 창원을 오가며 장거리 연애를 할 자신이 나에게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나를 배려한다고 중고차를 사서 매일 대전으로 오겠다고 말했고 참 안타깝게도 나는 이미 마음을 굳힌 후였다.
왠지 모르게 장거리 연애가 주는 적적함과 외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를 정말 많이 사랑했던 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차라리 서울 인천이면 모를까. 왜 하필 창원인데, 왜 하필.. 도대체 왕복 몇 시간인 거야!"
그렇게 나는 서서히 마음을 닫고 그에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상처를 줘가며 이별을 고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시작도 하기 전에 지레 겁을 먹고 무서워서 도망간 셈이다.
하지만 나는 대전과 창원이라는 긴 시간을 더는 함께 하지 않는다,라고 내린 내 결정에 후회가 없다.
그를 정말 많이 사랑했고, 그 역시 나를 분에 넘치도록 아끼고 사랑해준 것은 정말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익숙해진다는 의미이고
누군가에게 익숙해진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서서히 젖어들고 길들여진다는 의미이다.
또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또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 내가 그 당시 그와의 연애를 결국 끝내야만 했던 지극히 객관적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오랜 고민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외로움, 적적함도 물론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연락 문제'였다.
서로가 바빠서, 친구들을 만나야 해서, 피곤해서, 일이 밀려서, 야근을 해야 해서, 가족 행사가 많아서 등등..
수많은 이유를 뒤로한 채 어떤 상황과 환경에도 절대 휘둘리지 않고 기나긴 대전, 창원을 오가며
연락을 한결같이 잘할 자신이 내겐 없었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장거리 연애는 '연락'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지금 이 글을 읽으며 장거리 연애에 대해 혹시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그 거리가 얼마가 됐든 그것보다는 처음 그 마음 그대로 초지일관하면서 연락을 잘할 자신이 없다면
장거리 연애는 절대 시작도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연애를 떠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자주 보지 못하면 점점 더 소중하고 더 애틋해진다.
그러다가 오랫동안 보지 못하면 서운해지고 또 오해도 생기고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 문제가 처음엔 그저 물방울만 했다가 점점 더 커져 솜뭉치처럼 커지면 그때는 아마 종잡을 수가 없게 되고
남녀 중 누구든 칼을 뽑아 들어 아픈 이별을 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장거리 연애를 절대 하지 마세요, 라는 건 아니다.
장거리 연애의 장점은 아주 무궁무진한 만큼
단점도 조금은 비례한다는 사실을 알고 당신이 꼭 똑똑한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길 나는 간절히 바란다.
이쯤에서 장거리 연애의 연락 문제에 대해 한 가지 쉬운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당신이 회식을 한다고 연인에게 연락을 한 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이제 나 집에 갈 것 같아 거의 끝나가네.라고 연락을 했다.
그런데 집에 간다고 연락이 온 사람이 갑자기 연락 두절이라면?
당연히 상대방은 밤새 걱정을 할 것이다. 무슨 일이지? 사고가 났나? 왜 연락이 안 되지?
그러다가 점점 지쳐 화가 날 테고.
또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새어 나오겠지만
그렇게 오래 연락이 안 된다는 건 바로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게 아닐까?
남녀를 막론하고 집에 간다고 한 사람이 늦은 새벽까지 연락 두절이라면 상대방은 당연히 무슨 일이 생긴 걸까?
혹시 사고가 났나? 하고 밤새 걱정을 할 것이다.
그건 장거리 연애에서 '연락'이 중요해요.라고 내가 입이 마르고 닳도록 말하는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그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다.
모든 연애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소통이니까!
오해와 서운함이라는 불씨가 마음의 방아쇠를 당기면
그 오해가 차곡차곡 쌓여 나중에 더 커져버리고
어쩌면 상대방은 당신 몰래 이별을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꼭 연애가 아니더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연락 잘하면서, 또 소통 잘하면서 오래오래 건강하고 예쁜 관계 유지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