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고찰 (재회)

'재회'를 바라는 너에게 하고 싶은 말.

by 이승현

나는 얼마 전까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매달려본 적이 없는 진정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그 당시 사귀던 남자 친구와 헤어졌고 서로 마음이 없어서 헤어진 것이 아니라서

나는 눈 딱 감고 마지막, 이라고 생각하며 울면서 매달렸다.



철저하게 바닥이었던 모습이지만 나는 하나도 창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동안 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해볼만큼 해보지 못하고

뒤돌아서서 눈물 훔치고 후회하는 내 모습이 더 창피했다.



순간의 감정에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마지막이니까.

그러고 나서, 나는 후회 없이 뒤돌아섰다.



나를 사랑해주고 아껴준 그에게 감사하며,

성숙한 연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그에게 감사하며.



그런데 오늘 그에게 연락이 왔다.



지금 알아가고 있는 그 사람과 잘 될 마음이 있는 거냐는 질문과 또 현재 네 마음이 어떻냐는 질문과 함께.



갑작스러운 연락에 나는 참 많이 당황스러웠다.



그는 내게 나는 절대 안 되겠냐고 물었다.



나는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꽤 담담했고 심란했지만 또 이성적이었다.



"S야, 내가 그렇게 울고 불고 매달렸을 때 너 나한테 미안하다고 했었지?

이유 불문하고 감정이 식은 게 아니더라도 너 그때 나보고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이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고 했었지? 정말 미안하다면서.

그리고 이 말은 그때 했어야지 내가 네가 간절히 필요하다고 했을 때

미안해, 나는 지금 혼자 충분히 잘 살고 있고 아주 행복해. 너도 부디 행복했으면 좋겠어 아프지 말고

그리고 다른 사람 만나지 않더라도 나 너한텐 못가. 헤어진 그 이유들 감당할 자신 없어

너는 충분히 멋지고, 사랑받아야 마땅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너를 사랑해줄 사람을 만나 행복해.

내 말들이 네 입장에선 냉정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나는 그 당시 할 만큼 다 해서 더는 후회가 없어

정말 미안한데 더는 나에게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잘 살아"



나는 친구들의 말처럼 내가 한 말에 책임을 지기로 했다.



헤어지자,라고 말했던 건 나였으니까.



나는 더는 그에게 생채기를 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더 냉랭하고 이성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냉정한 말속에 뼈대 없이 내 진심이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네가 혹시나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나는 행복해, 너도 아프지 말고 행복해.

너는 좋은 사람이었어 나도 참 좋은 사람이고



각자의 위치에서 우리 이제 행복하자.

재회 같은 건 더는 꿈 꾸지 말고.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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