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보니 나처럼 발레, 연기, 피아노, 미술 등..

이것저것 다 해본 애는 주변에 나밖에 없더라? 엄마 아빠 미안해.

by 이승현

엄마 아빠 나는 어릴 적부터 내가 미운 오리새끼인 줄 알았거든? 서울대, 카이스트, sky와 당당히 비교당하던 내가 미운 오리새끼인 거면

대체 날 왜 낳았냐.



그런 세속적인 걸 비교할 거면 다시 엄마 뱃속으로 넣어줘. 흥! 10대 땐 참 많이도 철없게 굴었는데



엄마 아빠 커보니 나처럼 발레, 연기, 피아노,

미술 등.. 이것저것 다 해본 애는 주변에

나밖에 없더라? 엄마 아빠 미안해.



이러다가 곧 결혼이라도 하면 무서워.

그럴까 봐, 예전엔 불효자야. 어이구!라는

말만 들어도 그래, 뭐 나 불효자다.

그래도 해야 할 말은 해야겠고.



난 내 이름 세 글자로 당당하게 살아갈 거야.라고

당당히 외쳤었는데,



엄마 아빠. 알고 있었어? 다들..?

나만 빼고 다 알고 있었던 거야?



내가, 감히 따박따박 아닌 건 아니라고

말 대답하며, 정정하고 가르치던 대찬 내가

그런 내가 사실은 미운 오리새끼가 아니라



세상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고

정말 짝이는 외로운 흑조인 거.

나 빼고 그러니깐 다 알았던 거잖아..



왜 말 안 했어. 성인 되어서 나보다 더 지적 수준이 높은 이 배운 사람은 만나봤어도



나 만큼 이렇게 많이 경험하고 이만큼 여러 문화,

여가 진심으로 기뻐 즐기며 EQ 높은 사람.

진짜 없더라 주변.



엄마 아빠. 미안해 에, 그땐 피아노 치기 싫어.

미술 학원 가기 싫어. 연기 싫어, 발레 하다가

내 다리 찢어짐 누가 책임져 흐엥..

나 세상 불쌍해하며 엉엉 울었는데. 진짜 꺼이꺼이,



그만큼 경험하고, 배우고 누릴 수 있는 것도

그런 부모님이 여전히 곁에 계신 것도 정말 감사한 건데 몰랐어. 나 커보니 알겠더라?



이렇게 나처럼 발레, 연기, 피아노, 미술 등..

이것저것 다 해본 애는 주변에 나밖에 없다는 것.



이것저것 다 경험해 보고 진로 찾아주려는

부모의 마음. 물씬 양면으로 뛰어 지원해 주는

부모의 마음 따위 나는 알턱이 전혀

없었고 그래, 내가 오만했어.



모든 사람이 다 이렇게 나 사랑받고,

이렇게 나 먹을 게 늘 충족되어 있으며

늘, 이렇게 다 잘 먹고 잘 사는 줄 알았어 그땐,



이제껏 A.B, C 중 그 어느 것도 포기해 본 적이 없었으며 늘, 하고 싶은 대로 다 선택하고

양손에 가득, 선택지를 껴안고만 살아봐서. 나는,



이게 이렇게 나 사랑받고 있는지 이렇게 나

당연하지 않음을 전혀 인지 못 했어요.



미안해. 부모의 배경 없이 컸다고 생각했는데

재벌은 아니지만 늘, 풍족하게

여유 있게 하고 싶은 것 다.



먹고 싶은 것. 다 체험 등등 같이 해주려고 했던

그 마음을 이젠 0.1은 알겠어. 엄마 아빠,



놀이터, 공원에서 아기들과 놀아주는

엄마 아빠를 보며 나도 모르게 울컥.



나는 내 부모처럼 물씬 양면 다 지원해 주고

지지해 주는 부모가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문득,



고등학교 때, 국내에 몇 개 없는 브랜드 신발과

브랜드 가방을 우리 학교에서 나까지 딱 두 명.

들고 다닐 때만 해도 난 그게 다

당연한 건 줄만 알았어.



부모니까. 부모라서, 날 낳았으니까

도로 다시 넣을 것 아니면 당연히 책임져야지.

라고 안일하게만 생각했어.



엄마도 그리고, 아빠도.

다 처음이었을 텐데. 부모 노릇



미안. 철없는 딸! 이제 이해 말고

내 마음 냥 알아만 달라고,



이러다가 갑자기 훅 엄마, 아빠

나 이제 결혼해. 이럴까 봐. 무서. 사실,



내가 많이 미안해. 이승현이란 이름 세 글자로

당당하게 살 수 있었던 것. 3분의 1 아니,

절반은 내 부모의 공도 크구나. 내 몫만큼이나



소중한 걸 지키는 법도

스스로 터득하게



소중한 걸 위해 애쓰며

노력하는 방법도 스스로 감내하게,



느리더라도 끝까지 성실하게

잔꾀 없이 임하게.



많은 것들을 보고, 세상 모든 것들을

다 알 순 없어도 세상 많은 것들을 함께

체험해 주고 경험해 나갈 수 있게.

늘, 밑바탕이 되어주고.



입맛 까다로운 미식가인 나를 늘 좋은 음식,

건강하고, 예쁘고 다양하게 먹이고



키우고 무럭무럭 건강하고

건전히 자라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문득, 포기하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네를 밀어주던 아기의 엄마. 그리고 아빠,

또 아기의 모습이 눈에 선해.



왜인지 포기하면 안 될 것만 같아.



엄마 아빠! 포기를 하든 하지 않든

내 상황을 끝까지 이해해 보려고

스스로에게 의지하려고 더.



여러 방면으로 혜박 한 내가

노력 한 번 해볼게.



하얀 도화지 같은 내가, 죽지 않을 만큼만

저 먹물에 내 흰 모습. 내 본래의 모습

색감 하나하나 전혀 뺏기지 않게

빳빳한 골판지처럼 굴어도 볼게. 상을 향해!



그러다가 세상이 너무 검게 빛나면,

본래 무채색인 나니까 쉽게 물들진 않겠지만

내려놓고 연습해야 하는 거라면.



쉽게 부러지는 수수깡처럼, 그렇게 얄팍하게.

그런 척 세상을 향해. 순수한 날 보호도 해볼게.



세상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적당히 기를 쓰고

눈에서 레이저 나올 듯이, 열도 더 내볼게.



적당히 에너지 비축해서, 아주 적당히.

그저 가루가 되지 않기 위해 더

펑펑 울지 않기 위해.



내 우는 모습 나도 싫고, 마음 무너지고

내 부모도 역시, 피차 같을 테니까

노력하며. 살게, 꼼꼼하게 연습도 해보고.



사랑해! 미안해 또, 사랑해.



그래도 나를 이렇게 나 많이

단단해지는 데 있어서 든든한 배경이

되어줘서 항상 고마워.



나를 이렇게 나 사랑할 수 있는

당당하고, 순수하고 건전하며 단단해질

나로 만들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내 부모님,



p.s 나 10대 때 내 동생이 (성격 절대 아님 외모만..) 이상형이었지만 얼굴 우윳빛부터 시작해서

근데 그런 사람. 세상에 이젠 없는 것 같아..



엄마! 아빠 이제 그만 긴장 풀어도 된다고 크크

연애를 해야 결혼을 하지~



아무튼 날 예쁘고, 유니크하고

똑 부러지게 낳아주고 키워줘서 고마워!



앞으로는 반대하는 연애는

더는 안 할 거니까



나 정도면 무난하니 사춘기도 썩 무난무난이라고

나름 자부했는데. 이승현 스케일 크지? 참?



그래서 나만큼은 스케일 가진 사람 만날게 이젠,

더 걱정 안 하게. 사랑해 정말!

사랑하고 있어.



그리고 많은 걸 경험해 볼 수 있게 해 줘서

정말 고마워. 그것도 큰 행운인데 근데 그땐

몰랐네. 바보같이,



만약 내가 뭔가를 포기하게 된다면

그건 포기가 아니라 돌아 걸어가는 걸 거야. 다시,



단순히, 감정이 힘듦으로 포기하는 건

절대 아닐 거야. 그러니까 그냥 눈으로만 욕해줘.

알겠지? 다들 속마음이란 게 있잖아.



답답해도 그렇게 들어만 줘. 부디,



그럼 지금처럼, 대나무 이승현으로

무럭무럭 잘 자랄 테니.



사랑받은 만큼, 더 더욱이.

감사히 여길게.



지금껏 그 소중한 마음 모두.



앞으로 또 울더라도 당당히 걸어갈게.

혼자가 아니란 것 잊지 않을게.



내게 힘들면 언제든 돌아와.

곁이 있다는 걸 알려줘서 고마워.



하지만 난 돌아가지 않을 거야, 절대.

내가 선택한 길인 걸. 아프고, 힘들어도



그때 내가 그랬지, 매번

난 돌아갈 곳이 없어. 더는,



그때의 나는 참 따뜻하고, 당당하고

참 강해 보였는데 돌아갈 곳이 더는 없다는

지금의 나는 눈가가 굉장히 촉촉해.

참 슬퍼 보인다. 참고 또 참을 수 있겠지? (헤)



엄마 아빠 이제부터 겉으로 욕하지 말고

속으로 해. 그러라고 속 마음이라는 게 있는 거야.

내가 매번 얘기했지?



가족이라고 해서 친하다고 해서 내 삶을 평가하고 함부로 판단 내리면 안 된다고. (네버!)



이건 모두에게 하는 말! 나에게 실망해도 좋고

다 떠나가도 좋으니.



나는 지금처럼, 천방지축 짱구처럼

내 이름 이승현으로 살게. 고마워, 늘 그럴 수 있게.

나를 향해 연습해 줘서. 사랑해 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