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설사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해도,

뭐 어쩌겠나 별 수 있나.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by 이승현

혹시나 내가 오늘 서울에서 경기까지 오는 지하철,

버스, 도보 이동까지 내내 눈물 한 바가지를 쏟았다고 해도 뭐 어쩌겠나 별 수 있나.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겨우 존중하며 할 수 있는 만큼 해내기. 그들이 나를 어떤 이유로든 혹 싫어한다고 해도 나는 결국 맡은 일은 해내야 하는 법.



그들이 내가 싫다고 해서 이유 불문 내가 밉다고

해서 혹은 내가 긴장을 이 하고



스트레스에 취약해 자꾸 방긋방긋 웃는 게

싫다고 해도 뭐 어쩌겠나.



내가 할 수 있는 한 행동하고 아쉬워해야지 후회는 한 점도 남기지 않을 테야.



어차피, 시간은 째깍째깍 잘도 흐를 거고

나는 그들과 다르게 그들을 존중하는 법을 터득하며 스스로 빠르게 적응해 또 그런 내가 밉다고 해도 더 알려주기 싫다고 해도 어쩌겠나.



이번에 내가 고른 뽑기가 순전히 꽝인 것을..!



내가 올해 쓸 운을 너무 아등바등 버텨 간신히

참아 여태껏 이리도 오래 썼으리라고. 그리 믿고

살아야지. 뭐 별 수 있나, 특해. 내 자신



내가 대중교통 내내 사람들이 다 쳐다봐도

소리 한 번 못 내고 꺼이꺼이 한 번 못 하고



마스크 사이로 눈물 콧물 다 감추며 왔다고 한들 뭐 어쩌겠어. 눈물버튼, 이제 시동 걸렸는데



나도 사람인데 뭐. 어쩌라고

울어야지 이렇게 서러운 날.



우는 게 이제야 가능한데 아무것도 모르겠고

다 됐고 난 위로 그런 거 잘 모르겠고 그냥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오열할 것 같은 그런 날.



괜한 자존심 부리며 끝끝내 괜찮은 척하다,

걸려온 전화에 혼자 울다 눈물이 주체가 안 돼서는

뭐 이런 날도 있는 거지.



생각보다 친하지 않아도 이런 모습을 보여

좀 쪽팔려도 나도 사람인 것을.



첫마디가 나오지 않고 입이 채 떨어지지 않아도

수화기 너머 오열하는 나를 묵묵히 기다려준 사람도.



소중.. 소중 바들바들 떨면서 한 단어 간신히 말하는 나에게 화 한 번 내지 않고 기다려주는 사람도

내가 어색할까 봐. 먼저 말 걸어주고

손 내밀어주는 것도,



또 점심시간을 흔쾌히 내게 내어주겠다는 사람도,

내가 이잉 보고 싶어요 대표님. 이 말 한마디에

무슨 일이냐고 쿠팡 배송보다 더 빠르게 답장 와서는 밥 사줄게요. 같이 고민하면 더 나을 거예요

승현 님 편할 때 말해달라는 사람도,



반년 동안 고민하며 아빠 나 열심히 해보고도

도저히 안 되겠으면 갈게. 나 가도 돼?

대중교통에서 울면서 묻는 내 물음에, 처음으로 칼답이 와서는 언제든 오케이.라는 사람도,



엄마! 나 영양실조인 듯..? 울면서 내 마음과 다르게 ㅋㅋㅋ을 엄청 붙인 내 문자에 영양실조는 무슨.

걱정되면서 되려 더 퉁명스럽게 말하는 사람도,



내가 외로움을 택하겠다고 말했더니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죠? 꼭 마지막처럼,라고 단호하게 무뚝뚝하게 말했던 사람도.



갑자기 전화해도 막 밝은 척해도 뭐 해, 누나

밥은 먹었고? 밥 굶지 마. 하며 계좌로 돈 보내며 아무 생색 안 내던 사람도.



내가 가끔 연락하면 승현 씨, 보고 싶어요. 승현 씨가 써준 편지 매일 봐요. 사진이랑, 같이.

하는 사람도.



울다 지쳐 전화를 걸까 말까 고민했을 때,

응급실에 가야 하나 할 만큼 아팠을 때,

저 4시까진 깨어 있어요. 혼자 참지 말고 전화해요.라고 말했던 사람도,



프리랜서, 변동 변동 변동!으로 지금 보다 더 어려웠던 그 시절 기프티콘 보내주면서 밥 잘 챙겨 먹으라고 했던 사람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가다 먼저 안부 연락을 하면 승현이도 잘 있지? 누구보다 반갑게 맞아줬던

사람도,



정말 다 적으래야 적을 수도 없는

표현조차 다 되지 않는 사람도,



내게 있었다는 걸 이제야 절실히 깨닫는다.



가끔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영영 없을 것 같아.

아니, 없는 것 같아. 서운해 꽁꽁 싸매둔

내 마음 더 얼려놓을래.

우리 집 특급 냉동 영하 -28도쯤? 하다가도,



정신이 번쩍 들어. 이렇게 나

나 사랑받고 있었네?..



이 사랑, 어떻게 다 표현하지?

이렇게 받은 사랑을 어떻게 다 보답하고 살지?



나 벅찰 만큼 사랑받고 있었구나. 그동안,

내가 우물 안 개구리라서 몰랐던 거구나.



힘이 들면 하늘만 보지 말고 고갤 돌려보면

내가 닿기를 여전히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느려터진 내가, 마음의 속도가 느린 내가.



마음이 예뻐서

복이 정말 많은가 보다.



오열하고 정리 안 되고 뒤죽박죽이고

내가 철이 덜 든 것 같고 괜히 이상한 데서

자존심이 상하고



나만 바보 같고

이런 모습 보이기 정말 싫어도,



상대방이 나 믿고 전활 걸어 오열하면

넌 같이 울어줄 거잖아.

고맙다고 울며 엉엉 감동이라 말할 거잖아.



그러니 오열해도 돼. 딱 처음 떠오른 그 사람에게

또 다음 떠오른 그 사람에게,



우리가 멀어진 것 같아 민폐 같아 부담되진 않을까

날 걱정해서 당장 온다고 하면 어떻게 해?

(나 이런 모습.. 보이기 싫은데)



주어 다 생략하고 이 관계 같은 끈끈함 없이

바로 얘기해도 되나? 이 사람이 날 어떻게 볼까,

생각 접어둬. 훠이 훠이~



괜찮은 척, 안 해도 돼. 이제



그래 넌 왕따 시켜라! 퉷.

나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가 할 만큼은 할 거거든요? 그래 그렇게 나 미워하고 싫어해라.

나는 그저 사랑해야지 :) 하는 이 마음도,



많이 사랑받아서

많이 예쁨 받아서



안팎으로 많이 귀여움 받아서

나올 수 있었던 말,



결국 할 만큼 해보고도 아닌 거면

더 후회도 미련도 없으니까.

가버렷! 훠이 훠이



떠나버려.



다시 0에서 시작하는 거지 뭐.



많은 돈은 없어도 아마 늘 인복은 있고

내 기준에 많은 돈은 없어도 그만큼 많이 써봤고

많이 사랑받았으니까 그걸로 됐어.



어디서든 무궁무진하게 사랑받았으니까

날 왕따를 시키든 미워하든 싫어하든 치사하고

야비하게 굴든 또 그러려니 하고 사랑줄 수도 있는 거야.



어디서든 사랑받았으니까, 나도 이제는

내게 사랑을 준 그 사람들에게 좀 더 표현하며

사랑 주고 예전처럼 사랑 많던,



내 마음이 채 메마르기 전 가뭄이

오기 전 그 상태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근데 혼자의 힘으론

난 할 수가 없어.



똑똑, 내가 이유도 없이 전화를 걸어

아무 말도 없이 내내 오열해도 잘했다고 말해줄래?



이 이야기를 힘들게 꺼내주어서

고맙다고 말해줄래?



늘 그랬듯이 그렇게 완벽하려는 모순덩어리

이승현에게, 완벽의 틀을 깨주어 인간미 넘치시다고 장난스레 꺄르르 웃어줄래?



허당미 뿜뿜이라고 울다 웃으면 안 되는데

하며 장난쳐줄래?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안심이 돼 오열한 나는

어이구! 바보야. 별 걱정은 다 한다. 나와 바보야!

그냥 해. 뭘 또 그런 고민까지, 하는 그 한 마디에

그럼 안심이 돼 내 마음을 조금씩 꺼내 보여줄지도 모르는데.



결국 생각만 많이 하다가 나는 밝았던 나를 망쳐버린 거야. 혼자 마음을 꽁꽁 싸매 거의 일 년 동안.

영하 -28도, 마음을 고이고이 보관하며



내내 거들떠도 안 본 거지.

현실 핑계 대면서.



p.s 아마 내 눈물버튼이 아녔으면

내 마음은 내내 곪았겠지.

고마워. 내 눈물 버튼아.

터뜨려줘서,



서운할만했네. 일 년 동안 내가 말을 안 했는데

어떻게 알아. 이렇게 입 꾹 닫고 있으면,



헤엑.... 후두염 낫기도 전에 목소리가 안 나와

미련하게, 오열은 이제 그만하자.

슬픔을 터뜨려야 기쁨도 느껴 이 바보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