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본 이승현을 기록하다. 역시 드라마는 눈물을,
흘려야 제 맛! 시청자에게 진짜 눈물을 바란다면,
by
이승현
Nov 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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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금 울어. 다 괜찮아
(대충 극본 쓰며 많이 울으라는 뜻..)
이제 ON이야! 자, 이제 울어볼까.
하며 노래를 켜고 노트북 앞에 앉는다.
예~전엔 몰입해서 제 감정에서
잘 헤어 나오지 못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디서 호흡해야 할지
어디서 피식해서 할지.
어디서 울어야 하며
어떻게 더 처량하게 울어야
할지
.
내가 잘 경험해서 그걸 또 극 중 배우에게
잘 전달해야 하지 않나 싶어 진다.
아마 그게 내 직업의 사명감이지 않나.
싶어지기도 하고.
또 그걸 감독이랑 같이 하나의 합으로 잘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나름대로
이제는
제법 잘 빠져나온다.
내 감정에서,
아마 off일 때 연기 원데이도 하러 가고
뮤지컬도 보고 향수도 만들러 가고
하고 싶었던 걸 하나씩 차곡차곡,
그렇게 이승현의 삶을 건강하게 잘 보내기 때문이 아닐까. 막연하게 생각해 본다.
또 건강한 삶을 동경도 해본다.
ON이야, 를 마치고 OFF가 되면
소름 끼치게 내 모습은 변한다.
원고 쓰며 서럽게 울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오늘은 쌀 쑥 프렌치토스트 어때,
아니다. 그냥 소고기를 구울까?
깻잎 콜?!
나 제법 몽실몽실 여리다고 생각했는데.
처음엔 이런 내 모습이 상당히 익숙지가 않았다.
그냥 단지 이런 내가,
내가
아니라고만 생각했다.
난 꽤 충격적이었음....
그땐
근데 한 해를 거듭해 더 나이가 들며,
느끼는 건 스트레스에 취약한 인간에게.
ON&OFF를 잘 즐겨 스위치를
잘 끄는 훈련이 되어 있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다.
나는 말랑말랑한 사랑을
시작하는
신도
잘 기획하는 편이지만,
사실 난 문학이든 대본이든
오래 참고 고통스럽고 내내 절제하다가
참고 또 터뜨리고 절절하고 이별하고 슬프고,
그런 신을 더 쉽게 잘 그리는 것 같다.
그게 훨씬 더 마음이 편하다. 그리기가,
나한텐 그게 더 쉽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딱히,
대사 빨이 좋은 것도 아니라 언젠가
극본을 그만 쓸까?라고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한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신기하게 포기하려고 하면
더 글을 쓸 수 있게 되어 버렸다.
참 나 조차도 소. 오. 름...
재능이 있어도 딱히 잘하는 것 같지 않고
이게
잘해 나가는 과정이래도,
욕심 많던 나는 더 잘하고 싶었으리라.
물론 아주 간혹 포기도 하고 싶었겠지만.
뭐 이렇게 포기가 안 되냐.
자꾸 흐윽.
그래서 그때 그냥 극본 이승현의 장점은
뭘까?
하고 떠올렸던 것 같다.
아마 그때 난 슬럼프였던 거 같다.
독자들이 내게 말해준 나만의 무기는
1. 절절한 그리움의 정서가 묻어난다는 것,
2. 무릎을 딱 치게 한다는 것, 통찰력.
3. 참 쉽고 재밌는데, 생각하게 한다는 것.
4. 글이 참 상큼하고 귀엽다는 것.
(1, 4번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칭찬이다. 2번은 정말 정석 같은 칭찬이다.
이런 글을 자고로 작가라면 써야 한다고 했다.
힝 너무 어려워,,)
아 그때 느꼈다. 그럼 나는 대사를 잘 못 쓰는 대신,
(현저히 내 기준)
기획력이 좋구나. 모티브를 잘 잡아.
내 생각 센서를 잘 가동하면 대박 날지 모르는
내 유에스비에 가득 찬 그 원고도,
이제껏 난 그냥 기획만 했던 거다.
언젠가는 회사원으로 살면서
실행이 좀처럼 쉽지 않았고
.
또 언젠가는 프리랜서가 됐으니
종종 현실이 녹록지 않았고
.
근데 딱히 풀 죽어 있을 필요까지야
없다는 것
.
또 어떻게든 살아간다.
어떤 방식으로든.
그렇게 인간 이승현으로,
언젠가 내가 진짜 무섭다고 느끼던 날이 있었다. 사람들이 작은 고추가 맵다, 라며 속담을 인용해 내게 고추 드립을 치던 시절.
난 그저 그때 참 머쓱했는데
,
어느 날 문득, 난 내가 생각한 것보다
잠재력이 더 클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감정 몰입 후 못 헤어 나올 때 보단
이게 더 대단하긴 한데.
.
대본 쓰며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분량 잘 뽑고 눈물 서럽게 흘리더니,
갑자기 눈물 닦고 와, 오늘도 나 잘 울었다! 카타르시스가 느껴져. 하던,
그러면서 노트북 닫고는
초밥 먹을래? 아님 쌀디저트? 하며
배달 어플 보다가 자연스럽게 소고기 굽는
내가 가끔.... 아니 자주 난 무섭다.
난 내 잠재 능력이 그냥 간장 종지인 줄 알았더니
,
아빠 국그릇쯤은 되는 것 같아.
아닌가 전주비빔밥 놋그릇쯤은 되려나?
잘 모르겠다.
그것도 역시 차곡차곡 키워가고 있으리라.
부족하고도 부족한 내가,
이걸 과연 어떻게 활용할까 가 난 재밌고
흥분된다.
꺄륵
!
난 오늘부터 그리하여 다시 원고를 쓴다.
쓰기 싫을까 봐 기록한다.
힘들 때 내가 보려고 기록해 본다.
내가 어떤 작가가 되길 원했는지,
내 입장, 시청자 입장이 끄적끄적
적힌 내 메모장을 보며 다시 힘내본다.
열흘 밤을 새우며 무모하게 도전해,
건강하지 못 한 방법으로
행복하지 못하게
글 쓰는 일은 내게 다신 없다.
1. 삼시 세끼 챙기기.
2. 운동, 스트레칭
3. 수면습관, 잘 자기
4. 건강한 습관
!
이게 가장 기본이다.
기본이 다 깨지면,
난 내내 나태해질지도 모른다.
기억하자! 나보다 더 큰 재능을 잘 활용하려면
내가 보다 더 큰 사람이 되면 된다.
저 기본틀은 이젠
내게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러니까 삼시 세끼를 꼭 먹어야 하고
과식하지 않기 위해 잘 절제해야 한다.
강박을 가질 필욘 없지만,
배 나오면
글 못 써.
이건 진짜 진리다.
그래서 난 복근을 만들었다.
(복근 후기도 써야 하는데 귀찮으니 패스..
미용 목적이 아니라 그 복근으로 영원히 작가 하려고 만들었다 헤..)
글은 내게 잠시 잠깐
머물다 갈게 아니다.
영원히 글 쓰고 싶다면
,
내가 영원에 맞물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근데 그게 안 되면 그냥 때려치워라.
(나에게 하는 말..)
또 포기는 안 되지?
그냥 해. 해야지 뭐.
별 수 있나.
아직도 설렌다는데 좋아죽겠다는데,
앞으로 또 올지 모를
슬럼프도 잘 넘기겠다는데.
글은
아직도
내가
살아있단 증표라는데,
거창할 것 없어 그냥 해.
이유대지 말고
에너지가 없으면 에너지를 비축하고
그 에너지 잘 만들어서라도 해.
하기 싫었던 게 아니라,
사실은 안 맞는 게 아니라.
너를 건강하지 못 한 방법으로
다 갈아 넣어서 때론 자동차 부품에도
수리가 필요하듯이,
다 낡아빠진 부품으로 나만 모른 채
그렇게 오래 달리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그럼 자가 점검해야지.
뽑을 건 뽑고 심을 건 심고
.
작가들의 로망인 노희경 작가님은,
작품 들어가기 전에 작품 다 써놓으신대.
나는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는 이야기,
지금은 또 어떠실지 잘 모르지만
.
너 그 정도로 준비해야 하지 않니?
내가 프리랜서로 살면서도
너에게 자주 뮤지컬 vip를 보여주는 이유는,
그냥 그렇게 놀고먹으란 얘기가 아냐.
그렇게 더 많이 경험하고
세상에 선한 가치 실현하란 거지.
넌 지금 그래서 딱
아쉬울 만큼만 했단 거잖아. 그때,
한 치의 아쉬움도 없게 다시 해.
힘들 땐 ost 작업할 날을 떠올리렴.
네가 그만한 성의는 보여야,
영원히 글 쓰지 않겠니. 정신차렷!!
p.s
밤 못 새서 결말 여러 개 다 완성하겠다는
그 패기 어디 갔니. 집 나간 패기,
내가 다시 돌려놓을게.
우리 만이, 나만이 할 수 있단 그 사실이
막 흥분되고 그러지 않니.
근데 그 흥분도 여러 감정 표현도
다 밥 힘에서 나온다.
잘 자고, 잘 먹고 잘 운동하고
잘 표현해.
그러면 돼.
그리하여 오늘 극본을 마치고 쓰는
느낀 점 한 줄 -
오랜만에 써서 힘들지만 행복했다.
정. 말.로!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
이 작품이 끝이 나는 게 참 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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