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사랑이 자꾸 내게 흔들린다. 어떡하지?

- 그래, 나도 흔들려 흔들린다고. 어떻게 안 흔들리니 다름 아닌,

by 이승현

걘 현인데. 첫사랑이고 뭐고

그냥 다 잘 모르겠고. 그냥 걘 현인데.

그 말 한 마디면 이미 다 충분하잖아.

넌 현이가 나한테 어떤 의민지 잘 알잖아.



그래, 나도 흔들려 흔들린다고.

어떻게 안 흔들리니 다름 아닌, 걘 현인데.

나도 내가 되게 나쁜 년인 거 잘 아는데..



기회가 내게 주어진 거면,

이젠 그냥 잡고 싶어. 나 잡을래.

아니 잡아야 돼. 반드시



기회 잡는 것도 좋고 다 좋은데.

너 관계 정리부터 확실히 하는 게 좋을 듯.

너한테 내가 막 나무라는 게 아니라

너 더는 상처받을 일 없었으면 해서..



친구는 내게 담담한 듯이 말했다



내가 그러다가 상처받고 이도 저도

아니게 됐었어.. 내 말 꼭 명심했으면 좋겠어.



네가 어떤 결정을 하든 난

네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정말로,



'응. 진짜 고마워 지현아.'



나 갈래. 현이한테 그냥 갈래,

한 사람은 정리하고 제대로 잘 정리하고.



나한테 자꾸 흔들리는 현이랑 시작이든,

끝이든 나 잘 내 볼래.



나한테도 아직 기회 있는 거면.



내 연애에, 그리고 내 모든 관계에

산 같은 사람이랑 선을 넘든,



끝을 내든 지지고 볶든 뭐든 해볼래 다

아무 눈치 안 보고. 할래 나



그래, 네 뜻이 정 그러면 제대로 정리하고

그동안 얘기 잘 풀고선 잘 시작해 봐.



첫사랑 만나는 것, 생각보다 미화된 구석이

많이 있을 수도 있어. 그러니까 잘 생각하고.



'응, 그렇긴 하겠지. 아마..

알겠어. 고마워 진짜.'



친구의 말을 듣고 현, 에게 달려가려는데,

정리하는 과정에서 커다란 오류가 생겼다.



내가 잘 이해하게 설명했어야 하는데

다름 아닌 누군가에게 내 의견만

굉장히 피력한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이 내게 총알처럼 달려왔고

나를 내내 설득했고



내 첫사랑에게 가는 그 길이 참,

멀고도 험하다. 싶었다.



결국 못 갔다. 친구들은 정작 나를 존중해 주는데

주변에 아는 오빠, 그리고 정리 중인 그 사람이.

나를 너무 소중히 여겨 과잉보호(?)하는 덕택에.



또 나의 첫사랑과 그런 바람에

오해가 퍽 생겨 버렸고



상대는 휘청휘청, 갈대처럼

내게 잘도 휘어져 흔들리는데,



남자친구가 있든 여자친구가 있든

그리고 둘 다 없든 우린 너무 많이도 흔들렸는데,



흔들리기만 했다. 그렇게 난

현, 그는 행동을 했고. 끝까지,



네가 너무 개방적이어서, 로

시작해 나를 보호하는 듯한 말에



잠시 잠깐 설득되어 눈을 뜨니

다시 어마어마한 현실이었다.



그래서 난 차라리 내 첫사랑이

빨리 결혼을 해버렸으면 좋겠어,

라고 입버릇처럼 늘 말하곤 했었다.



같이 손을 잡는 상상이든

입을 맞추거나, 서로를 마주 보는 상상이든.



몹쓸 상상 재현이 더는 안 되게,

자꾸 흔들리잖아. 우리 둘



언젠간 재현될 수 있을 거라고

헛된 기대도 희망도 다신 품지 않게, 현실에선. 이거 드라마 아니잖아,



그날, 너희 집에 갔으면

맥주 한 캔쯤 분명 마셨을 거고.



그럼 난 취했을 거고

보고 싶었던 얼굴에 서로의 오해에,



과연 둘 다 가만히 있을 수 있었을까?

그 편한 소파에서?



뭐,.. 뭐라도 했겠지.

인간은 본능도 있잖아,

이성 이전에.



정확히는 키스를 하고 혹은

그 이상을 기대했거나



그게 뭐든 아침에 아무렇지 않은 척,

둘 다 못 했을 것 같아.



마음이 있고 또 감정이란 게

있는 사람이잖아. 우리 둘도,



잘 때쯤에만 잠시 잠깐

누나 민낯을 꺼내~ 라며

웃으며 농담하는 너에게,



간다고 해놓고 놀러 가는 것도 아니고.

일 때문에 신세 지는 건데.



자연스럽게 위기, 발단, 전개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그 순간.

그 밤새,



내가 가지 않음으로

너는 상처에 다 짓이겨졌겠지만.



내가 가지 않음으로, 우린

서로를 대롱대롱 가슴에 잘 묻어-



p.s 그리고 나 사실 그때 엄청 무서웠었어.

근데 네가 나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나는 이제 잘 알아. 퍽,



내가 해도 해도 안 넘어오니 이젠

이런 방법을 쓰는 건가 싶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가지 않은 건

오로지 내 선택이었고.



20대 어떤 한 사람의 귀여운 행동,

그리고 여전히 알 수 없이 내게 막 흔들리는.



그 혼란스러움에, 취기 어린

고백 정도였다고 난 생각해.



그날은 맘 편히 날 쳐다보고

눈 마주하고 아무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맘 편히 잘 얘기하고 싶었을 테니까,



누나, 동생이 아닌.

남녀로



내 마음이 넌 계속 계속

궁금했을 테니까,



'나도 늘, 그랬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