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아 미쳤다 내가 너무 좋아 끙끙 앓던 첫사랑에게

고백받았던 걸 이제야 기억하다니, 그 약속이 이제야 생각났다.

by 이승현

오늘 첫사랑 꿈을 꿨다. 너무 기분 좋게,



하.. 아 미쳤다 내가 너무 좋아 끙끙 앓던 첫사랑에게 매료되는 순간이 또 오다니.



미치게 좋은 하루를 보내게 될 것 같다. 헤!



아 근데 너에게 고백받았던 걸

이제야 기억하다니,



나 진짜 네가 미치게 좋아했지만

더는 기억하기 싫은 그 나쁜 년,

하 아.. 맞구나.



미치겠다 정말.

어떻게 그 약속이 이제야 생각나지?



넌 길가에서 내게 고백했다.



나는 너의 마음을 듣고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넌 무겁진 않았지만

썩 가볍지도 않았는데,



아마 그건 나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는 너의 배려가 돋보였었던 것 같다.



우리 안지 두세 달쯤밖에 안 됐잖아.

근데 나를 벌써 좋아한다고?

호감이라고?



진지하다고 정말 진심이라고

말하는 너에게,



난 길가에서 받은 고백은 난생처음이라서.

지금 너무 당황스럽다고.



이렇게 갑자기 돌직구 하하..

그리고 우리 안지 별로 안 됐는데.. 라며

난 살짝 말 끝을 흐렸다



속으로 생각했다.

' 내가 아니어도 되겠지.'



정말 오만했다. 그건 상대에 대한

해서는 안 되는 기만이었다.

그리고 난 너무 예의가 없었다.



난 너무 급한 거 아니냐고

난처한 듯이 물었고,



넌 웃으며 다 진심이고

누나 나 진짜 진지하다며,



그럼 대체 얼마나 알고

고백해야 하냐고 내게 물었다.



자기도 호감인 상태에서 이렇게 길가에서

정말 급히 고백하는 거 난생처음이라고.



누나한테 정말 호감이 있고

아직 서로 잘 모르지만 진지하게

더 알아가고 싶다고. 사귀면서,



그리고 나를 다른 사람이

채가는 게 정말 싫다던 너.



주변에 사람이 많아

여간 걱정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얼굴이 붉어져,

복숭아빛이 되어 시간을

좀 달라고 했었던 거 같은데.



대체 얼마나 알고 고백을 해야 하냔

질문엔 대략 짧으면 6개월,

1년쯤이라고 대답했었던 것 같다.



아.. 미쳤다, 넌 내게 진심이라더니

나를 2년 가까이 나 날 기다렸다.



대신 자기가 일 년은 어렵고

6개월쯤은 꾹 참고 반드시 기다릴 테니까.

이거 진짜 꼭 진심이니 누나 어디 가지 말고

꼭 대답해 달라고.

누나가 지금은 너무 급한 것 같대서.

그냥 기다리겠다고 묵묵히,



넌 그렇게 내 곁에서 나를 보며

일 년을 기다렸고.



신입생이 되어서도

또 내내 나를 기다렸다.



넌 친구들의 성화에 소개팅도,

과팅도, 미팅도 하나도 마음 두지 않았고



1년의 기다림에, 이어 또 거의 2년을

나를 못 잊고 기다렸다.



정말 뜨거운 여름 같았던 친구였는데,

안지 두세 달 밖에 안 됐는데 갑자기

날 보고 진심이랬고.



자기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 시간에 정말 날 놓치기 싫어서.

그래서 이렇게 급히 고백하는 거

처음 이랬는데.. 심지어 길가에서,



아 하.. 뭔 짓을 한 거니 나.

다들 그건 고백이라고 말할 때.




나는 이게 고백인 걸까? 아니지 않을까,

그냥 누구든 연애하고 싶은 거 아냐?

나 아니어도..라는 엉뚱한 발상을 늘어놓다가



욕을 배 터지게 먹고 그렇게 혼이 났다.



넌 내게 대신 보채지 않고 자긴

잘 기다릴 거라고 다시 정식으로 누나에게,

멋지게 고백할 테니 꼭 기다려 달라고.



누나가 지금은 빠르다니까

자기가 그럼 더 기다리겠다고 했던 너.



일단 일 년은 너무 넘사벽이고

6개월? 길긴 한데 잘 참고 꼭 기다리겠다고

서로 잘 알아가면서.



대신 누나 꼭 나랑 약속해.

6개월 뒤엔 다른 사람한테 절대

가지 말고 나한테 와서 꼭 대답해 주기야.

꼭. 약속해 나랑, 그리고 나랑 알아가면서는

다른 사람 만나면 안 돼. 약속. 꼭 꼭!



빌어 먹을 이거 이 정도면

내가 그냥 잘못한 거 아니냐.



아마도 그때 내게 꽤나 큰 충격적인 일이

있었겠지, 그래서 잊은 게 아닐까?

라고 하기엔 그냥 내가 너무 나쁜 년,



그래서 기억에서

너를 놓지 못하나 봐.



미안해서,

네가 아닌 나를 자꾸만 미화해서.

그래서 널 미워했던 게 자꾸만 맴돌아-

너를 나쁘게만 기억했던 내가

더 용서가 안 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