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의 마지막 장면이 되어줄게.

- 우리 이제 제대로 이별해.

by 이승현

넌 그냥 동생이라는 말,

내 스타일이 아니라는 말.

'사실 그거 다 거짓이었어.'

'너 엄청 내 스타일이었어.'



이젠 내가 너의 마지막 장면이 되어줄게.

우리 이제 제대로 이별해.



숱한 이별 속에 내가 가장 아팠던 건.

가장 익숙해지지 않던 건.



이별이랍시고, 너와 찍은 사진을

다 지우고 사용하던 핸드폰까지

못내 팔던 내가 아니라,



우리의 마지막 장면이.



그 이별이, 제대로 된

그 마지막이 없던 우리,



그동안 넌 괜찮았어?

나와 제대로 대화도 소통도 없이.



혼자 아팠던 너의 그 새벽은,

너의 그 밤은.



정말 괜찮았어?

나는 11년 동안이나 많이 아팠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의 시간들이.

갑작스레 새록새록 기억날 때마다,

난 울었어. 또 웃었어.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애써 웃음 지었는데, 그땐.



사실 그때도 지금도 생각해 보면

많이 갑작스러웠어. 나 역시,



내 예상은 늘 그렇듯이 빗나갔고,

나만 아플 거라는 그 자신 있는

말과 행동은 괜찮은 척 척,

뭐든 척척 해내는 나를 내내 울려왔어.



더군다나 우린.

이별이, 더 아플 새도 없이.

슬플 새도 없이.



그랬었잖아,



조금이나마 평범하게,

눈 보며 마주 보고, 대화도 나누고

솔직하게, 울고 웃고 속시원히 다 울고



마음이 편해지진 않겠지만.

손도 살포시 잡아주고,



제발 오늘은 나와 달란 네 그 애원에,

펑펑 울더라도. 꼭 한 번은 나가

한 번 꽉 안아줄걸. 그 시절에 대한 후회가 든다.



그래도 나는 다시 돌아가도

우리가 서로 모진 이별을 한대도,



난 너를 만날 거야. 꼭

그리고 혼자 울더라도,



또 너랑 헤어지더라도.

그때는 많이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표현할 거야.



어찌 됐건, 똑같은 순간이 와도

나는 너를 만나고 이별하고.

또 제대로 사랑할 거야.



있잖아. 우리가 서로 이별이랍시고

마지막 장면이 없었어.



내가 10년 가까이 힘들 만도 했어.

그리고 네가 그렇게 아파할 줄 역시 몰랐어.



근데 이젠 내가 너의 마지막 장면이 되어줄게.

우리 11년 만에, 이제 제대로 이별해.



내가 만약 이번 차기작을 낸다면.

너한테 꼭 한 번은 용기 낼 게.



다 지나간 시간이지만, 고마워.

그리고 많이 미안해.

많이 감사하게 생각해.



내 드라마 나오면 꼭 봐줘.

그리고 덕분에 단단하게,

좋은 사람일 수 있었어. 여전히,



건강하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길. 바랄게,



그리고 마지막으로.

답장은 -

하지 않아도 괜찮아.

p.s 많이 고맙고 또 많이 미안하고

또 많이 감사하지만,



나는 너를 잊진 않을 거야.

가슴에 두고두고 묻고.



은혜 갚는 까치처럼,

하루하루 그렇게 다시 살래. 나는,



네가 너무

그리울 때면,



그저, 나는 추억 한 편 책에, 작사에.

드라마나, 영화에 그렇게.

수줍게 한 페이지에, 살포시 써내려 갈게.

네가 그렇게.

너무 그리울 때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