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여느 날,

- 나의 일기

by 이승현

맞다, 2013년. 너와 코노에 갔던 그날.

나는 그런 소원을 빌었었다.

그 소원이, 결코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



내가 코노에서 겉으론 웃고.

속으론 내내 숨죽여 울며 말했던,



그 소원.



근데 거기서 가장 중요한 건,

이루어지는 게 아니었으리.



다만 내게 가장 중요한 건.

그저 이거였다.



'제가 더 아프게 해 주세요.

다 제 업보니까. 현인 아무 잘못도 없으니까,

절대 아프지 않게 보호해 주세요. 꼭이요!

제가 다 아프게 해 주세요. 제발..'



그 무모한 소원이 절반쯤

이루어졌을 때. 난 알았다.



하늘은 그 사랑이 끝까지 다 이루어졌느냐

그것 보다,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

너무 예뻐 보였나 보다. 하고,



그리고 난 정말 몰랐다고.

아니. 이게 사랑인 줄은...



정말 몰랐다고.

울었다. 내내.



울고 또 울었다.

그리고 2024년의 소원을 다시 빌었다.



회피했는데, 내내.

나 이렇게 아플 줄은 몰랐다고.

그럼 현이는... 울었다. 내내,



11년 만에 나를 향한 그 미화된 기억.

상대를 향해 겨누는 칼날 같은 그 날카로움.



생채기, 또 나만 아팠다고.

나만 힘들었다며, 말했던 그 생생한 기억들.



내내 회피해 그 모든 일들이,

오늘 일 같이, 마구 영화 한 편처럼 뚝딱.



파노라마처럼 천천히 지나가

나를 내내 아프게 해도.



영원할 것처럼 하루하루,

매일 그렇게 생각나도.

(하루하루 다시, 살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그건 2013년도에 빌었던 내 소원이

이루어졌다는 뜻이니까.



나를 향해 그 기억들이,

그 기억의 파편들이 자꾸 조각처럼.



모여 자꾸만 생생하대도.

그건 이제 모두 내 몫이리라.



2024년의 내가 기어이 빈,

이 소원은 바로 이것.



'그 사람의 꿈에, 제가 제발 제발.

나타나게 해 주세요.'



'제 꿈에, 그 사람이

제발요. 꼭 나타나게 해 주세요. 였다.'



그 이루어지지 않을 줄 알았던,

어마어마한 소원은 결국 이루어졌다.



물론, 상대방의 꿈은 모른다.

하나, 당신이 내 꿈에 나왔다는 건.



당신도 나 때문에 애썼다는 것.

내가 많이 그리웠다는 것. 나는 그리 믿는다.



2013년, 그 당시.

그리고 그 후.



그때도 여전히 바라고

바랐던 소원은,



그땐 체 이루어지지

못했었다.



미치게 보고 싶다고,

그러니까 꿈에서라도 제발 만나게 해 달라는.



그 소원은 내가 아무리 빌어도 빌어도

절대 이루어지지 않았다.



책을 내고 당신께,

한 번은 용기 내 말할 수 있을까?



왜인지 모르게 그 기회가

곧 올 것만 같은데.



실은 밤이 되면, 그 어둠에 무섭기도 하고

새벽이 되면 조금 스산하기도 한.

어쩌면 우린 똑같은 인간인데,..



2013년도나, 2024년도나.

여전히, 무서운 건 참 겁 많은 이승현답다.



그래도 용기 낸다니. 제법 멋있기도?

칭찬해 주고 싶다. 나에게, 가득.



너를 만나서, 난 후회가 없다고.

나의 소중한 추억이 되어 주어서,

고맙다고. 많이 미안했다고.



여전히 많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후회 없이. 언젠가 한 번쯤,

다 말할 수 있기를.



만약 그런 기회가 점점,

나를 마주 보는 것이라면.



나는 못다 한 얘기들.

갑자기 내가 떠난 것.



우는 거, 아픈 거, 화난 거.

아주 슬픈 것. 모두.



여전히 네가 궁금하다면.

얘기해 줄 수도 있을 것 같아. 이젠,



그 당시, 내게 궁금해했던.

내 일기장. 그 내용들.



이제는, 다.




'당신이 만약, 그 시절의 내가.

그리고 지금의 내가. 어떻게 사는지.

그때 어땠는지. 그게 여전히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