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면 매일 방긋방긋 웃고 있던, 네 얼굴이
다른 장면으로 바뀌었다.
늘 내편처럼 느껴지던 사람.
하나 핑계도 아닌 것이 변명도 아닌 것이
이제 와서 변명이랍시고 얘기를 좀 해보면
나를 보면 매일 방긋방긋 웃고 있던 네 얼굴이
그날 전혀 다른 풍경으로 바뀌었어.
'다신 못 보겠지, 다신 못 볼 거야..
이 오해도, 내 잘못도 내가 갑자기 떠나 홱 숨어 어디 있는지도 모르게 마치 숨바꼭질하듯이,
그렇게 꽁꽁 숨어 버린 것도
그래.. 다 내 잘못이야.
그래, 그래.. 다 내 잘못이야..'
못 내 자기 방에서 채 나오지 못하고
긴 울음을 삼킨 내가 본 장면은 놀랍게도,
날 보면 매일 방긋방긋 웃고 있던 네 얼굴이 아닌 수화기너머 흔들림 없이 내내
서 있을 것 같던 그 산 같은 네가,
마구 벚꽃 흩날리듯이 아주 가냘프게
흔들려 울던 그 장면.
있잖아.. 이제부터 변명 한 번 해 볼게.
그냥 거두절미하고 당장 어떤 이유불문
달려가고 싶었어 나는
근데 네가 기억하는 내 마지막 모습이
그 장면이. 꼭 그 기억이 영원할 것처럼,
내내 내 우는 모습으로 너에게 기억에 남을까 봐,
너에게 그 장면이 영원할까 봐.
그냥 비겁하게 스스로 구덩이 파고 들어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를 콕 숨어 버리곤
나쁜 년이 되는 게 차라리 낫겠다 싶었어.
그날 그 장면은 적어도 내내
햇살처럼, 살포시 웃던 그런 봄 같았던 나를
네가 따뜻하게, 그렇게 기억해 주길 바랐어.
네가 내 앞에서 우는 장면을 보곤 막 새어 나오는
그 울음을 난 정말 이 악물고 꽉 참았던 것 같아.
정말로, 정말로 미친 듯이.
내내 눈물은 나는데 콧물도 나는데.
그저 난 냉방병, 감기 걸린 것뿐야.
말도 안 되는 그 헛소리 하면서.
그래서 나 좀 무섭다.
서로 진심이었던 만큼,
시간이 지났어도-
눈물 그거 좀 흐를 수도 있는 건데,
난 여전히 너에게 웃는 모습으로
봄과 여름 사이, 그 시절 봄 같았던
그 모습 그대로 널 보며 맑게 웃고만 싶은데.
그저 내 웃는 모습으로
그렇게 기억되고 싶은데.
내 별명중 하나였던 레몬처럼,
마냥 싱긋이, 순수하게 막 그렇게 웃고만 싶은데.
근데 또 한편으론 눈물이 후드득후드득
그날 내리던 그 비처럼,
멈추지 않고 막 쏟아질까 봐.
나 솔직히 좀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