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감정일기
2013년 여느 감정. 기억상실 그 후,
기억상실 후 회복 중인 나에게 필요한 건
직면하기 싫던 그 진실에 내가 잘 마주하는 일이다.
애써 진실에 혼란스러워하는 날 위해 모든 걸
제 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적는 기록,
2013년 그 어느 날,
나는 너와 헤어지기 싫었다. 죽기보다 헤어지는 게
더 싫었다, 이상하게 머리가 아팠다.
그리고 무모했다. 간절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하루가 지독했다. 내게 너무,
하루에 3~5번 이상 쓰러진 그날 기억이 그렇게
삭제된 날이었다. 기억 상실의 시초의 때,
처음 겪어 보는 모든 일에 무서웠음, 두려움,
내가 기억 상실과 쓰러짐을 수차례 겪었다는 것을
스스로 기억하지 못 함, 죽더라도 그를 봐야겠단
내 말에 엄마는 너 지금 아파. 안 돼, 라며 날 못 가게 했다, 아주 강경하게.
그렇게 엄마를 거의 평생을 미워했다.
기억상실 후 기억이 사라졌고 기억상실이 어디 흔한가? 내가 인지했다면 그에게 말했을 거다.
내가 수차례 쓰러졌어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다시 다시, 나 현에게 가야 해. 엄마 나 죽더라도
가야겠어. 설움에 눈물을 뚝뚝 흘렸다.
엄마는 날 막아섰다. 아마 내가 가다가 쓰러지거나 진짜 죽을까 봐. 그랬던 것 같단 생각이 간절히 든다.
기억 상실인 걸 인지라도 했으면 우리 왜 헤어지냐고 눈물 뚝뚝 흘리는 네 앞에서, 솔직했을 텐데. 내 기분 장애를 말하지 못 한 건 무슨 얘길 들어도 넌 모두 다 날 포용하고 이해할 아이라서,
더 좋은 사람 만나야 하는데 넌, 내가 민폐구나. 했었다. 솔직하게 말해도 내가 좋다고 말할 네가
아파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여러 차례 쓰러지고 나니 얇디얇은 팔목은 더 얇아졌고.
작은 퍼즐 조각 같은 그 비어있는 기억에,
매일 밤 하루도 쉬지 않고 울었다.
그 기억이 뭔가 중요한 걸 잊은 것 같았는데..
아무리 애써도 조립되지 않은 그 기억,
울기만 했다.
11년째 기적처럼 기억을 찾았는데.
그 기억이, 진실이라는 것에 눈물 흘렸다.
어쩌면 둘 다 헤어지기 싫어했다는 게 그게 현실이고 진실이란 게 마주 보니 너무 아팠다.
그를 기억하지 못했고 이름만 아는 조금 친한 사이, 때문에 기억 상실 후 그가 나에게 조금만
잘해줘도 개연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바람둥이인가? 내가 쉬운가? 했다.
근데 내 기억이 사라지고 우리 관계에 대한 정보
인지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그를 잘못 기억했다.
난 그가 나쁜 사람인 줄 알았다.
내가 차단하고 숨고 일일이 설명 않고 갑자기 떠났을 때 그렇게 잠수 탔을 때 내가 더 나빴다.
실은 내가 나쁜 사람이었고 사실 그는 한결같이
날 좋아했던 사람.이라는 걸 받아들이기까지
11년이 걸렸다. 나한테 왜 그렇게 잘해주지?
기억이 다 사라져 몰랐다. 이제야 알았다.
기억을 찾고 그에게 미안했다고 진짜 고마웠다고, 감사했다고 진심을 다해 표현했지만.
마음이 참 따스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텅 비어 버린 것만 같다.
마음이 변한 거라면 솔직하게 말해줘도 된다고 했다. 그 시절, 이게 진실이었고.
그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기억 상실은 내 모든 걸 앗아갔다.
그래도 이 기억을 찾아 감사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스스로를 좀 더 기다려주기.
그 친구와 오해를 풀 날이 오면 너무 많이 울지는 않길, 기억하기 싫은 아픈 진실과 마주해도
승현아, 너무 많이 울지 마. 꼭 바랄게,
엄마, 제발.. 나 당장 가야 해. 현이한테 가야 한다고. 아 제발...
그날 내 세상이 겨우 나 때문에 내 앞에서
다 붕괴되었다. 서로 울고 또 울었다.
기억을 찾기 위해 전생 체험을 한 적도 있다.
다행인 걸까, 이 기억을 찾은 게 과연?
너무 괴로워 스스로에게 묻기도 한다.
이 현실이 진실이 아파서,
내가 실은 나쁜 사람이고.
넌 한결 같이 곁에 있었을 뿐인데,
진실 속 마음이 변한 거라면 그냥 말해줘.
누나 나 괜찮으니까로 시작해, 우리 왜 헤어져야 해? 나도 묻고 싶었던 그 문장까지.
내가 잘못한 게 있음 다신 안 그럴게.
누나 제발 이러지 마. 나 버리지 마.
헤어지기 싫다고 울던,
너와는 부디 마침표 없는 문장이길 끝까지 바랐던,
그때, 그때를 생각하면
너의 BGM 신예영- 우리 왜 헤어져야 해, 가 마구 떠오르고 눈물이 난다.
나의 BGM은 이예준- 그날에 나는 맘이 편했을까,
가 떠오른다. 찰떡이다, 정말
기억 상실은 아마 내 가장 소중한 걸 앗아가고
잃게 하나보다. 다 잃고 다시 찾으니 11년이나
흘렀는데, 어찌 눈물이 안 날까..
그리고 그 기억을 찾기 위해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전생 체험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죽더라도 난 가야 한다고 간절해 울던
그 모습이 체험 후 다 헤아릴 수 있게 되었다.
언젠간 만나면 말해 줄 수도 있겠지 다
부디 승현아 그때까지 슬프고 아프고 혼란스럽고
눈물 나지만 너무 많이 아프지는 말길,
이 글을 보고 있을지도 모를 너도.
미안해. 내 기억 이제야 찾았어.
지금 느낀 감정: 마음이 많이 아픔, 슬픔, 애잔함, 그리움.
내 기억을 다시 찾으니, 하루하루 다시 태어난 듯이 정말 감사히 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