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게 스타란

by MIN

2019년, 한 유명 연예인이 별이 되었다. 그 파장은 대단했다. 뉴스는 끊임없이 재생산되었으며, 관련 영상들도 유튜브에서 판을 쳤다. 단순히 소식을 전하는 영상부터, 살아생전에 했던 말과 행동들에 대한 영상까지, 수많은 영상들이 올라왔다. 심하게 거슬리는 몇 개의 제목과 썸네일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자살이 예견되어 있었다, 뮤직비디오가 미리 말해주고 있었다, 라는 식의 영상들.


역겨웠다. 고인의 사연을 상품화해서 돈을 벌려고 하다니. 더 역겨웠던 건, 평소에는 그 사람에게 관심이 없던 이들이 더 난리를 쳤다는 것이다. 어디서부터가 잘못된 걸까.


이 예시가 극단적이냐, 그렇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스타의 몰락은 엄청난 가십거리가 된다. 누가 학교 폭력 했대, 갑질 했대, 이혼 했대, 마약 했대, 논문 위조 했대. 그 스타는 과도한 주목을 받고, 무분별한 인신공격에 노출된다. 물론 이들이 잘했다거나,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이 아니다. 대중이 스타를 이 정도로 씹고 뜯는 게 과연 건강한 사회인가,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 잘되는 꼴을 못 봐, 라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스타의 몰락은 왜 관심이 쏠리는 것일까? 가장 기본적으로 자극적이다. 누가 얼마나 기부했대, 보다는, 누가 이혼했대, 가 흥미롭다. 자극적이고 충격적일수록 이슈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보다 사건이 부푸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다. 그리고, 정말 간단한 대화 소재이기도 하다. 정치, 경제와 달리 연예계 루머는 아무런 배경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 듣는 즉시 이해가 되며, 스타를 같이 씹고 뜯는 데에는 큰 노력이 들지 않는다. 이를 통해 또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대중은 스타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대중 탓을 할 순 없다. 현대인은 각자 자신의 고민을 가지고 바쁘게 살아가기 때문이다. 수많은 스타들이, 소위 '빤짝'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스타들을 진심으로 아낄만한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없다.


유명해진다는 건, 구설수에 많이 오르고 내린다는 것을 뜻한다. 안타깝게도 대중은 스타 개개인을 아끼지 않으며, 스타의 몰락은 나와는 상관없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에 불과하다. 이 소재를 자극적이게 포장하는 일을 언론, 유사언론, 그리고 유튜버들이 담당한다. 이들이 보기에 스타의 몰락은 돈이 되는 이야기에 불과하다. 악순환은 계속된다. 그 스타가 나락으로 갈 때까지, 또는 더 큰 다른 씹을거리가 생길 때까지.


현실적으로 대안은 없다. 좋든 나쁘든, 소문 없이 유명해질 순 없다. 유명인이 필연적으로 져야 하는 짐이다. 대신 두 가지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첫째, 상품화를 할 이슈인가에 대해서 도덕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고객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돈을 버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여기에도 엄연한 도덕적인 선은 존재한다. 2019년에 별이 된 연예인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적절한 추모의 방법은, 업적을 기리고 애도를 표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사나 영상들로 수익을 내는 것은 꺼림칙하긴 하더라도 용납할 수 있다. 그러나 죽음이 예견되어 있었다, 는 식의 영상을 통한 수익 창출은 도덕적 상식에서 벗어난다. 언론, 유사언론, 그리고 유튜버는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한다. 말 그대로,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


둘째, 대중도 지켜야 할 선이 존재한다. 과도한 추측성 발언, 허위 사실 유포 등은 자제해야 한다. 특히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퍼뜨리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 개인을 향한 무분별한 인신공격 또한 절대로 용납되어선 안된다. 요즘은 악성 댓글을 법적으로 처벌하는 추세이다. 개인적으로 찬성하는 바이다. 유명인들이 너무나 오랫동안 악플에 시달려 왔기 때문이다. 비판과 비난에도 선이 있음을 인지하고 그 선이 꼭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명인이 된다는 건, 눈(雪)이 되어 도시에 내리는 것이다. 처음에는, 새하얗게 깨끗하고, 꼬독꼬독하다. 그러나 도시에 내린 눈은 보통 세상과의 연이 짧다. 남겨진 눈 중에서도 끝까지 하얀 모습을 유지하는 눈은 드물다.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밟히고 밟혀, 새까맣게 더럽고, 질척질척하다. 현실적인 조언은, 두렵다면 눈이 되지 마라.


20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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