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명상이 끝나고 이태원에 갔어요.
오랜만에 내가 사랑하는 sm쌤을 만나서(나랑 이니셜이 같아요) 전부터 제가 가고싶어했던 코스로 모셨어요.
베스푸틴에서 밥을 먹고 (거기서 연예인 이엘씨를 봤어요! 어쩜 그렇게 길고 얼굴이 조막만한지! 손님은 우리밖에 없는 상태에서 마주쳤는데 아는척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됐어요.)
스틸북스라는 서점에 갔어요. 잘 해놨더라구요.
구경을 하면서 예쁜 볼펜을 봤어요.
앗 사야겠다!(제가 학용품 덕후라) 싶어서 같이 가신 분께 선물하려고 두개를 샀어요.
서점 구경을 다 마치고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선물이라며 펜을 내밀었는데,
예쁘다며 좋아한건 둘째치고 저는 이거요, 라면서 시집을 내미는거예요.
또 한번 느꼈어요.
아 나는 돌봄을 받고 있구나. 그래서 나도 남을 돌볼 수 있는 거구나.
생각해봐요.
좋은 것을 보고, 같이 있는 사람에게 아 이거 선물해야지 하고 몰래 뭔가를 사는 두근대는 마음.
그리고 그게 통하는 마음.
그런 관계.
이런게 돌봄이구나 하는.
그렇게 저에겐 소중한 사람들이 있어요.
다행인 인생인 것 같아요.
그건 확실히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나를 돌봐주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로 인해 조금 덜 외롭다는 것.
특별하게 서로 돌볼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그게 지금의 소원인 것 같아요.
사랑과는 조금 다를 수 있어요.
하지만 사랑에 가까운. 그런 관계.
/19-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