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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인 Oct 29. 2021

[21.10.29] 3.

D+34 새로운 공간에서 이어가는 소소한 습관

이곳에 이사 온 지 한 달이 지났다.

아주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전의 삶보단 많이 간소해졌고, 가벼워졌다. 

한 달간 내가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정리해 가면서 소소한 습관들이 생겼다. 


1. 아침저녁으로 따뜻한 물 마시기 

아무리 늦잠을 자고, 출근 시간이 코앞이라도 아침에 꼭 물을 끓여 반 잔이라도 마시려고 한다. 자기 전에도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신다.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 습관을 고쳐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라도 습관을 들이니 평소 생활을 하면서도 일부러 따뜻한 물을 찾게 되었다. 따뜻한 물을 마시면 확실히 몸도 같이 따뜻해지고 막힌 것이 풀린듯한 기분이 든다. 


2.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이사를 오면서 회사와 더 가까워졌다. 오히려 대중교통을 타는 게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많이 걸어야 하는 상황. 이번 주는 특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모든 평일을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비도 오지 않고, 크게 춥지도 않아서 마땅히 실천할 수 있었다. 그것을 깨달으며 집에 돌아오던 순간, 기분이 정말 좋았다. 


3. 하루에 할 일 체크리스트 만들기 

하루에 할 일을 시작할 시간까지 작성하여 체크리스트를 만든다. 이 습관은 누군가 보면 강박이라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ㅎㅎ) 오랫동안 하루를 잘 보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고 고민한 끝에 생겨나게 된 습관이다. 100% 지키지 못하더라도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내 하루를 정리하게 하고 안심시켜주는 스케줄 관리 방법이 됐다. 


4.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은 사지 않기 

정리 정돈을 하고, 매일 집안 곳곳을 확인하면서 이 이상 물건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사지 않는다. 특히 마트에 가서는 오늘이나 내일 먹을 것 외에, 쟁여두고 먹을 것은 사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식비도 절약되고, 버리게 되는 음식물 쓰레기도 줄게 된다. 또 필요한 것이 있어 인터넷 쇼핑을 할 때, 지금 필요 없으면서 갖고 싶어서 사는 버릇을 멈췄다. 


5. 쓰고 난 후에는 제자리에 

누군가는 이 말을 듣고, 이게 특별한 것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게 꽤나 큰 변화이자 배움이었다. 우스갯소리로 인생의 1/3을 무언가 찾는데 쓰고 있다는 말을 하곤 했는데, 그게 정말 스트레스였다. 분명 여기에 있어야 하는데 왜 없지? 어디서 봤는데? 아까 쓰고 어디에 뒀지? 이런 상황이 흔한 일상이었다. 그러니 집에 똑같은 물건이 쌓이고 또 쌓일 수밖에. 

최근에야 깨달은 것은, 지금까지 정리 정돈하는 방법이라든가, 쓰고 나서 제자리에 둬야 한다는 교육이나 습관을 제대로 깨우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그렇다. 나는 누가 가르쳐줘야 아는 사람이다.) 그것을 깨닫고 각각의 물건들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고, 사용한 뒤에는 제자리에 두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큰 뿌듯함을 느낀다. 하하하. 


6. 수시로 환기하기 

생활에서 미세먼지가 심해진 이후로, 그리고 반지하에 살면서 환기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지상층이고 미세먼지도 심하지 않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어서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 외출 후 돌아와서 한 번, 자기 전에 한 번 환기를 한다. 날씨가 쌀쌀해져서 오랫동안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안의 공기와 바깥의 공기를 순환시켜 나에게 신선한 공기를 제공하려고 한다. 


7. 계속해서 버릴 것을 찾기

정리의 시작은 비움이라고... 미니멀리스트는 못되더라도 미들리스트는 되어보자고 틈날 때마다 관련된 영상들을 보며 나 자신을 다독이고,  어디 버릴 것 없나, 어디 비울 곳 없나 찾아본다. 분명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과감하게 많은 것들을 다 버리지는 못하겠다. 그래도 옷장에서, 싱크대 수납장에서, 냉장고에서, 책장에서, 책상 위에서 내가 변화했음을 느낀다. 절반까지는 아니더라도, 2/3 정도는 간소해진 것 같다. 지금은 이 정도면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또 새로운 습관들이 생겨나거나 없어지곤 하겠지. 이런 하루하루와 나의 변화를 기록하면서 나는 점점 나를 잘 돌보는 사람이 되어갈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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