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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인 Jul 14. 2023

공부하는 사람

대학생이 잘못하면


누군가 그랬다. 

"소년이 잘못하면 소년원에 가고, 대학생이 잘못하면 대학원에 가는 거예요."

나는 무슨 잘못을 그리 하여서 2번째 대학원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가.

(*위 이야기를 건넨 이도 로스쿨에 갔으니 대학원에 간 것과 마찬가지.. 너는 무슨 잘못을 했니.)


최근 대학원에 진학한 한 언니에게 대학생이 잘못하면 대학원을 간다더라라고 말을 하니 "그렇지.. 우리는 많이 잘못했지.."라고 수긍해서 웃겼다. 나도 저 말에 "응.. 잘못했지.."라고 대답했기에. 내 주변에는 유독 잘못한(?) 대학생들이 많은지 대학원에 진학했거나 졸업한 대학교 지인들이 많다. 신기한 일이다.


나는 진로를 새로 결정하면서 그 전의 전공과는 아예 다른 학과로 진학했다. 학부와 대학원 전공이 다른 경우는 흔하지만, 하나의 석사를 따고 또 다른 분야의 석사에 진학하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또 있다...)  


사람마다 문제에 부딪치거나 목표가 생겼을 때, 풀어나가는 방식이 각각 다른데 나는 일단 그 부분에 대해 공부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관련된 책을 찾거나, 정보를 찾거나, 공부를 시작한다. 우연히 상담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사이버대에 편입했고, 결국 대학원까지 가게 됐다. 전문성을 쌓기 위해. 20대에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라고 했을 때 막연하게 '전문성'을 갖고 싶다고 하였는데 그 지향점과 이어지는 걸까. 불과 4년 전만 해도 진로 방향이 이렇게 향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에 나는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생각해 보니 늘 무언가 배우고 공부하고 있었다. 그런 공부들은 나에게 어떻게 남아있을까? 구체적인 지식들에 대한 기억은 조금씩 옅어지더라도, 나에게 어떻게든 남아있을 것이다. 그 동력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겠지. 


오랫동안 모든 것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림도 그리고, 컴퓨터 디자인도 하고, 영상도 만들고, 코딩도 하고, 악기도 다루고, 글도 쓰고, 엑셀도 잘하고... 또 뭐가 있지. 영어도 하고 일본어도 하고 중국어도 하고... 그런데 이제는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모든 것을 하려고 하니 오히려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내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 하기에 어려운 것에는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어쩌면 내가 공부해서 무언가를 얻는 것만이 성취가 아니라, 그것을 위해 공부하는 과정도 성취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말이다. 목표 설정하는 방법을 다시 생각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오늘 길을 걷다가 문득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계속해서 기록해야지. 내 공부를, 내 삶을, 내 생각을. 공부하는 사람은 결국 읽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 기록하는 사람과도 이어지겠다. 


그냥 오늘의 생각들을 끄적이고 싶었다. 맥락은 이어지지 않더라도, 글 하나를 썼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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