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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인 Mar 05. 2017

어쩌다 마주친 _헬로 인디북스

다시 답사를 떠나자. 어디를 갈까, 보던 중.

서교동 유어마인드를 가보고자 했다. 전부터 여러 사람들에게 추천을 받았고, 서교동 가는 김에 홍대에 있는 동진시장을 함께 가려고 한 것이다. 그래서 검색을 했더니 유어마인드는 현재 이사를 위해 문을 닫은 상태라고 했다. 그래서 동진시장만 보고 오자고 생각하고 떠난 답사였다. 홍대입구에서 내려 걸어 걸어 도착한 동진시장의 초입에서, 만났다 책방을. 이름은 '헬로 인디북스'. 


들어가니, 입구에서부터 맘에 드는 그림들이 붙어있었다. 제주도에서도 만난 적 있는, 수영하는 그림들.


헬로인디북스는 철저히 '인디'컨셉에 충실했다. 책들은 70~80퍼센트가 독립출반, 개인출판물들이라고 한다. 그래서 굉장히 생소했다. 책들의 내용, 형식, 작가의 이름 어느 하나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흥미로웠다. 세상엔 이렇게 많은 창작자들과 창작물들이 있는데, 그걸 몰랐구나.

'책'이라고 하는 것, '출간물'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나는 얼마나 고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는가. 반성해야 했다. 아코디언 형식의 에세이집, 20장 분량의 아주 짧은 단편소설집, 그림집, 두루마리형식의 에세이 등. 다만 내가 그런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정작 뭘 사야 할지 혼란스럽긴 했다. 종종 이것은 정말 파는 것이 맞는가? 하는 간행물도 보였다. 



넓지 않은 평수의 책방에,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혼자서만 계속 사진을 찍는게 민망해 더 자세하게 찍지는 못했다. 그리고 저번에 정해놨던 나의 규칙, '책방 방문에선 꼭 한 권의 책을 사리라'라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흥미로운 책들을 찾다가, 결국은 에코백 하나와, 엽서 한 장과, 뺏지 하나와, 노트 한 권으로 타협을 했다. 다양한 책들과 함께 다양한 소품들, 굿즈-들을 팔고 있었는데, 하마터면 정신을 잃고 마구잡이로 살 뻔했지만... 가까스로 스톱. 


의외의 사실님 엽서 같아서 일단 찍음
책꽂이 위에 앉아있던 아이들


곳곳의 소품들과 인테리어, 팔고 있는 엽서, 벽면의 그림들이 좋았고, 깨알같은 곳곳의 장식들이 눈에 띄었다. 내가 처음 들어갔을 때, 나오던 배경음악은 시와의 <화양연화>. 배경음악까지 완벽했다. 


내가 산 에코백, 마지막 제품이라며 DC 해주셨다, 득템!


어쩌다 마주쳐 들어가게 된 동진시장의 헬로 인디북스. '인디 책'들의 보금자리이자,  많은 영감을 나에게 심어준, 그리고 설렘을 불어넣어 준 고마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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