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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인 Jan 06. 2017

나의 시장 답사기(3)_장흥

16.12.31 장흥 토요시장

2016년의 마지막날, 원래는 그저 셋이서 남도여행을 간 것이었다. 그것도 장흥의 주인없는 빈 집으로.

그러나 집주인이 생각보다 하루 일찍 내려오게 돼서 덕분에 장흥토요시장을 갔다. 이번의 방문 목적은 답사가 아니라 진짜로 장을 보는 것이었지만. 


시장의 공식 주차장은 벌써 꽉꽉차있었고, 돌고 돌아 근처의 초등학교 운동장에 차를 세웠다. 운동장은 토요시장을 위해 주차장으로 내어준 듯 하다.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많은 좌판 상인?어머니들?이 앉아있었고, 구경하는 사람, 장보는 사람들로 북새통이었다. 

어머니 텃밭장터라고 해서 길가에 앉아계시는 어머니들은 모두 명찰을 착용하고 있다. 모두 직접 기른것, 캔것, 말린 것 등을 팔고 계신다고 한다. 

한우를 사면 사은품을 준다. 앞에는 사은품을 받고자 하는 사람과 궁금해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장흥삼합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장흥에서 나는 한우+표고버섯+관자의 조합을 말한다. 앉아계시는 분들은 농산물, 어패류 등을 팔고 계셨고, 좌우로 건물들은 장흥삼합을 파는 식당과 한우를 판매하는 곳이 줄지어 있었다. 집주인이 집으로 돌아가 진짜 장흥삼합을 해먹자고 하면서 표고버섯을 샀다. 맛보기로 시식을 하는데 와, 진짜 맛있었다. 표고버섯을 생으로 먹은 것도 처음이었지만, 정말로 고소하고 진짜로 고기맛이 났다. 

소고기맛 나는 표고버섯
한우직판과 삼합을 파는 곳, 위의 소고기를 산 가게는 아니다.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니 정남진 시장 건물이 나왔고, 청년상인 점포라고 써있는 플랜카드가 눈에 띄었다. 

청년상인점포 2층, 그렇다면 가봐야지.

총 7개의 점포가 들어와있었는데 각각 수제도시락집, 공방, 카페, 식당 등이었다. 궁금해서 2층으로 한 번 올라가보았는데, 왠일인지 청년상인 점포는 카페만 문을 열고 있었다. 2층 전체 공간이 사무공간과 같이 있어 휑해보여 아쉬웠다. 2층에서 바라본 아래에는 수산물 시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2층으로 가는 입구
불꺼진 2층
건너편 우주공방, 바늘다방만이 문을 열고 있었다.
핸드메이드공방과 수제도시락 파는 곳
옛날꼰날 시장의 모습
2층에서 바라본 1층 수산물시장
이곳에서 관자를 샀다.

장본 짐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밖으로 나와 지나가니 칼들을 파는 곳이 보였다!! 심지어 아저씨가 직접 칼을 다듬고 있는!! 이건 뭐지?? 하고 바라보니 바로바로

대!장!간!

공장에서 기본 물건을 떼와 직접 날을 갈아 칼과 호미등을 만드신다.

몇자루의 작은 칼들을 사서 숙소로 향했다. 들어보니, 이 시장이 처음 시작할 당시 기획자는 동네 어머니들에게 찾아가 뭐라도 좋으니 들고 나와서 하루종일 앉아만 있으면 만원을 준다고 했다고 한다. 모두가 미쳤다고 했고, 어머니들은 앉아만 있으면 만원이 생기니 진짜로 앉아계셨다고 한다. 10년전이었다. 10년이 지난 이곳엔 수많은 어머니들이 질좋고 맛좋은 것들을 팔고,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시장이 되었다. 


간판이 맘에 들어서 찍었다

오래된 가게들도 보이지만, 주변엔 새로 올라온 건물들도 많이 보인다.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여러 건물들이 생겨난 듯 했다. 이 곳의 시장도 여러 흐름에 맞춰 청년상인들을 유치한 모양인데, 내가 찾아간 날이 비(非) 장날이었는지, 장사를 하는 곳이 별로 없어 아쉬웠다. 

저 슈퍼맨이 무색했던 청년상인 점포들이 모여있던 층.

오랜만에 시골 전통시장의 풍경과 재미를 느끼고, 맛있는 것들까지 잔뜩 먹을 수 있는 장흥토요시장이었다. 정말 많이 사서 봉지들이 한가득이었는데, 찍지 못해서 아쉽다. 마무리는 미쳐 올리지못한 사진들을 올리는 것으로. 

먹어보라고 한움큼 집어주신다. 어딜가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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