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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인 Mar 15. 2019

안예은_홀로봄

Spring Alone

봄이 오고 있는데 

나는 언제 좀 따뜻해질까?

아직도 상처로부터 회복중이고

뒤죽박죽 오르락내리락하는 마음을 붙잡으며

어쩔 수 없이 봄을 맞이하는데

나는 전보다 괜찮아진게 맞을까? 



https://youtu.be/HOWG50dC4ck



점점 뒤처지고 있는 것 같아

맞게 걷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점점 뒤처지고만 있는 것 같아 

두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다 


파란 하늘에 걸린 희끗한 달도 

눈이 부셔 볼 수가 없다 

빛을 피해 숨고 들키면 도망치는

허공에 매달린 날들 


봄이 오고 있는데 

나는 겨울잠을 잔다 

밤의 가운데 멍하니 서서 

머리나 몇번 긁적인다 


봄이 오고 있는데

나가고 싶지가 않아

꽃이 피는 것 해가 뜨는 것 

눈이 녹는 것까지 두렵다 


구름 사이로 숨은 푸른 아침도

다급해져 볼 수가 없다 

쫓기듯 달려도 

얼마가지 못하는 

술래 없는 숨바꼭질 


봄이 오고 있는데 

나는 겨울잠을 잔다 

밤의 가운데 멍하니 서서  

머리나 몇번 긁적인다


봄이 오고 있는데 

나가고 싶지가 않아 

풀이 돋는 것 

새가 우는 것 

밤이 짧은 것 까지 


나는 아직도 나의 동굴 안에서 

밖으로 고개조차 

돌리기가 힘겨워서 


봄이 오고 있는데 

나는 겨울잠을 잔다

밤의 가운데 멍하니 서서  

시선은 바닥에만 있다 


봄이 오고 있어서 

나는 나갈 수가 없어

날이 개는 것 따뜻한 것 

모두 함께인 것 웃음짓는 것  

무슨 일 있니 물어오는 것

다독거림들까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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