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을 위한 삶: 개인주의란 무엇인가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
나만을 위한 삶
: 개인주의란 무엇인가
소통하는 것에 문제는 없지만,
무분별한 친목은 원하지 않는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고,
섣부른 도움은 요청하지 않는다.
서평가: 박진권, 제호: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 저자: 고윤, 출판: 딥앤와이드
T와 F에 대한 오해
가장 먼저 이기적인 사람과 개인적인 사람의 차이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개인주의자를 표방하며 이기적인 삶을 영위하는 인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온갖 이기적인 행동을 일삼고 남들을 비방하며 타인에게 해를 가한다. 그런 후에 ‘개인주의자’라는 방패 뒤에 숨어버린다. 마치 MBTI ‘T’ 뒤에 숨은 무례한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기주의자와 개인주의자는 절대로 같을 수 없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짙은 사람을 오히려 이타적이기 때문이다. 개인주의자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게 바로 개인주의자다. 물론 그 정도가 일반인보다 심하고, 남들도 그렇게 하길 원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이기주의자는 MBTI ‘F’ 뒤에 숨은 자기연민에 빠진 사람들이다. 본인이 더 힘들고 불쌍한 존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게 남들에게 해를 가해도 합리화하는 게 바로 이기주의자다. 그들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서슴없이 하며, 그 악행을 합리화하는 게 능숙하다. 사실 MBTI에서 T와 F는 상극도 아니고, 정반대의 개념이라고 볼 수 없다. 정상적으로 사고하는 인간은 남에게 무례하지 않고, 타인의 고통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는다. 남을 돕기 위해선 강인한 정신과 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순수한 정신과 몸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은 타인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다.
근묵자흑(近墨者黑)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들은 근묵자흑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는 먹을 가까이하는 사람은 검어진다는 말이다. 즉, 나쁜 사람과 가까이 지내면 나쁜 버릇에 물들기 쉬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잘 지내야 한다. 주 5일을 마주해야 하고, 어떤 회사는 밥도 무조건 같이 먹는다. 밥을 혼자 먹겠다고 소신을 밝히는 순간 따돌림을 당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인간은 어딘가 겉도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든 없든 관계없이 겉도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스스로 쟁취한 개인 시간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
개인주의자들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최대한 자기의 개인 시간을 확보한다. 혼자 먹는 점심을 선호하지만, 가끔 같이 먹기도 하는 식으로 중화시키는 것이다. 도저히 점심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선다면, 다른 장소에서 사회성을 발휘하려 노력한다. 단체 회식은 참여하지만, 개별적인 모임은 참석하지 않는 식이다. 그로 인한 정보 공유의 불이익은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최대한 나쁜 사람과 어울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직장 동료 모두를 사귈 필요는 없으니까. 아무리 잘해도, 여러 모임에 참석하고, 모든 회식에 얼굴을 비춰도 나를 싫어하고 모함하는 사람은 무조건 생기기 마련이다. 오히려 누군가를 욕하는 무리에 속하면 본인 또한 그들처럼 저열해질 위험이 있다. 매번 근묵자흑을 떠올리며, 나와 맞지 않거나, 누가 봐도 어둠에 속한 사람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진짜 이기주의자란 자신도 이기주의자일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해본 적 없는 사람이다.” - 지크문트 프로이트
사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삶의 바라보는 시선을 완벽히 이타적으로 만들 순 없다. 이 부분에 모두가 동의할 것이며 동시에 모든 존재가 자기중심적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한다는 사실도 공감할 것이다. 우리는 주관적 관점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상대를 이해하려 한다. 여기서 잠시 성찰해야 하는 문제는 애매한 지점에 서서 이도 저도 아닌 사람으로 자신을 정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이기주의자를 선택해 보라는 질문을 뒤집는다면 이런 질문이 될 수 있다.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 고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