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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권 Sep 26. 2024

동경, 꿈으로 향하는 길

일류의 조건

동경,

으로 향하는 길     


동경하는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목적지가 내 예상과는 달라도

그 과정을 참으로 행복할 것이다.

그렇기에 묵묵히 따라가 본다.     


서평가: 박진권|제호: 일류의 조건|저자: 사이토 다카시|출판: 필름(Feelm)     




기본을 충실히,

노력은 끊임없이

만화에서도, 영화에서도 성장형 주인공은 기본부터 배운다. 그리고 그것을 끊임없이 연마한다. 반면 악당들은 항상 기본을 뛰어넘고, 빨리 강해지는 나쁜 방법을 선택한다. 만화의 특성상 결국 주인공이 승리하게 되며, 악당은 편법의 후폭풍으로 괴멸하게 되는 게 정해진 순리다. 이 내용은 현실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근육은 만들고 싶은데, 운동을 덜 하고 싶다거나 의지를 강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은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 인위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을 몸에 주입하면 운동 후 몸의 회복이 더욱 빨라진다. 회복이 빨라진 덕분에 다시금 운동하는 게 어렵지 않다.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도 올라가고 전반적으로 활기찬 모습으로 변화한다. 그러나, 부작용이 한두 개가 아니다. 마치 종양처럼 몸 전체로 번져나가는 악성 여드름과 인위적으로 넣은 호르몬으로 인해 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스스로 호르몬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성 무기력증에 이어 무정자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를 끊지 않고 계속 사용한다면 몇몇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대신 심장과 신장에 이상이 생긴다. 결국 어디로 가도 고통의 길이다. 애초에 화학 대전을 암묵적으로 허용한 올림피아를 꿈꾸는 보디빌더가 아니라면 사용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소위 치트 키와 같은 약물의 유혹을 쉽게 뿌리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운동을 하지 않는 일반인이 약물을 사용하는 것과, 일반인이 열심히 운동한 후의 근육량 변화는 큰 차이가 없다. 어떤 결과에서는 오히려 운동하지 않고 스테로이드 약물만 주입한 사람의 근육량이 더 높게 측정됐다. 이처럼 현대 사회는 정정당당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페이커 때문에, 노력이 폄하되고 있다.     


남들과 비교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게 목적이라면, 정정당당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과거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부끄러움 없이 노력해야 한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이루고자 하는 것을 모두 가져다주진 않지만, 적어도 앗아가진 않는다. 먼저 기본을 습득하고, 이후 끊임없이 반복하면 언젠가 숙달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 그렇게 숙달의 경지에 오른 사람에게 부작용은 없다. 편법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숙달에 숙달을 더해 또 다른 경지인 달인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남아 있을 뿐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 결국 도달하지 못해도 그 과정이 참으로 빛날 것이다. 그 빛나는 길 속에서 인생을 살아낸 사람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일생 동안 높은 집중력을 꾸준히 유지하려면 특별한 노력과 연구가 동반되어야 한다. 특히 자신의 타고난 재능이나 능력에 비해 바라는 기대치가 크면 클수록, 이러한 몰입을 우연한 사건처럼 기다리기보다는 능동적으로 ‘기술화’해야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러한 과정을 ‘몰입에 들어가는 시스템’으로 형식화하고 있다. 정점에 도달하는 감각과 그 시스템에 대해 하루키는 이렇게 표현한다. “정확하게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감각이 없으면 소설은 재미가 없어서 마지막까지 쓸 수가 없어요. 뭐랄까, 그냥 몰입의 영역으로 ‘들어가 버렸다’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도박하는 사람들 중에는 다음에 어떤 패가 나올지 훤히 보인다는 사람이 있던데, 그와 비슷한 느낌인 것 같네요. 프로라고 자부하는 작가라면 누구나 그 상태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감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와 도무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몰리면 나도 모르게 글이 쭉쭉 써집니다. 이른바 마감 효과에 힘입어 ‘궁극의 집중 상태로 들어가는’ 것이죠.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비상사태입니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그런 초인적인 힘을 꾸준히 발휘하기 어려워요.” - 일류의 조건, 사이토 다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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