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가치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저자는 홍진경씨의 행복론으로 본 책의 시작을 알린다.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에 걸리는 게 없는 것' 순수하고 악의 없는 사람의 소박하지만 이루기 어려운 행복의 모습이다. 특히,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 간절히 원하는 행복이다. 저자는 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온다고 저술한다. 건강한 몸이 있어야 올바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것과 같다. 힘이 충만한 사람은 남에게 더 관대해진다. 반대로 힘을 다 소진한 사람은 때때로 별것도 아닌 일에 폭발하기도 한다. 충분히 넘길 수 있는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죄책감은 덤이다. 그 악순환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가장 먼저 선행해야 할 점은 숙면이 분명하다. 잠을 잘 잔 사람은 누구보다 다정해질 수 있다.
서평: 박진권, 제호: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저자: 태수, 출판: 페이지2북스
우리는 행복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한다. 그 행복이라는 것에서 거창함과 허영심을 제거하면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이모저모 잘 따져서 계산하면 생각보다 저렴한 행복의 가치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한 달에 8번 의 데이트, 책 2권 구매, 가족들과의 식사, 소소한 요리 등을 따지면 200만 원도 되지 않는 돈으로 한 달의 소소한 행복을 구매할 수 있다. 행복의 기준을 소소하지만 명확하게 할 수 있다면 인간은 정직하기만 해도 행복할 수 있다.
20대 중반쯤에는 유혹이 많았다. 불법적인 일을 하는 형의 재산 수준과 뉴스에 나오는 경제 사범의 호화로운 생활 그리고 사업가의 탈세, 사용인의 착취 등. 이런 것들을 상기했을 때 불법에 발을 들이밀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인 적이 있다. 저들은 온갖 편법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정직하게만 살아야 하는지 이해하기 싫었다. 만두 속처럼 꽉 들어찬 전철 안에서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인생.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과 꾸역꾸역 사회생활을 이어가고, 고된 하루의 마무리에도 걱정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삶. 사소한 행복의 신기루조차 보이지 않는 하루하루.
하지만, 조금만 돌아보면 괜찮음이 여기저기 매복해 있었다. 여름날 따듯한 햇살에 스르르 떠지는 눈, 상쾌함이 뇌 끝까지 닿을 것 같은 겨울 아침의 쾌청한 공기, 퇴근 후 맛있는 음식과 흑맥주 한 캔,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가족과 연인. 고민과,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
"도망치지 않는 것도 능력이야. 빌어먹을 인생에 정직하게 부딪히는 너도, 충분히 대단한 사람이야." -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태수.
따뜻한 날씨가 영원하지 않고, 추운 계절도 계속 이어지지 않는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언젠가는 해결되고, 지나간다. 그 과거의 고통은 현재의 우리가 보기에 이겨낼 수 없을 정도로 커 보이지 않는다. 눈앞에 대면했을 때 느꼈던 불안과 공포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때 사람은 힘을 얻는다. 간혹 허탈한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삶을 이어가야 한다. 이왕 사는 거 괜찮게 사는 게 좋지 않을까. 무분별하게 사람을 미워하고, 혐오해 봤자 우리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멀쩡한 인생을 저주하며 한탄하면 더욱 수렁으로 빠질 뿐이다. 사소한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그런 자기의 모습을 보고 작은 행복을 얻을 줄 알아야 한다.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며 순환하는 바람을 느끼고, 바스락 거리는 낙엽 소리를 들으며 친애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음에 감사하다.
항상 행복할 수는 없다. 그리고 항상 불행하리라는 법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