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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급식을 먹기 위해서는 수저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당연히 매일 닦아서 가지고 다녀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정신머리 없는 내가 가방에서 수저를 꺼내 두지 않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어머니는 그 사실은 인지하지 못했다. 당연하게도, 어제 사용한 수저를 가지고 그대로 학교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와서야 아차 하며 복도의 세면대로 뛰어가 비누로 닦곤 했다. 그것을 본 몇몇 아이들은 더럽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렇게 은은한 따돌림을 당하게 되었다.
어느 날 학교에 케이크가 배달왔다. 같은 반 아이의 생일이었고, 그 아이의 어머니가 케이크를 준비한 것이었다. 반사적으로 가방을 열어 수저를 확인했고, 이번에는 깨끗하게 세척되어 있었다. 안도한 상태로 숟가락을 들어 케이크를 퍼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한 여자아이가 큰소리로 선생님을 불렀다. “선생님! 얘 더러워서 같이 먹기 싫어요!” 그 아이는 왠지 모르게 악의가 가득 차 있었다. 아직도 경멸에 찬 그 표정이, 악의가 가득한 그 눈빛이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있다. 그날 이후로 스스로 위생에 신경 썼다. 하교 후 집에 돌아와 수저를 직접 닦았고, 하루에도 속옷을 여러 번 갈아입었다. 누구도 나에게 더럽다고 할 수 없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