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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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권



등교 거부

학교 친구들과의 사이는 나쁘지 않았다. 당시에는 친하다고 할만한 친구가 열 명은 넘었으니까 준수하다고 볼 수 있었다. 다만, 학교에 어떤 흥미도 느낄 수 없었다. 교과별 선생님들의 목소리는 공중에서 분해됐다. 칠판에 적힌 글자는 지렁이처럼 꿈틀거리기도 했다. 시끄러운 교실이 싫었고, 쓸데없는 것에 화내는 선생님들이 불편했다. 학교의 부당함도, 그것을 따질 수 없는 현실도 싫었다.


체벌이 남아있던 시기에 학교에서는 체벌이 아닌 폭력이 난무했다. 정당한 체벌이 아닌 맨손으로 뺨이나 머리를 때리는 폭행이 빈번했다. 학생들은 체벌받을 상황을 만들긴 했어도 ‘폭행당할 짓은 하지 않았다.’ 교무실은 선생님들이 공간인데도, 학생이 청소했다. 교사들만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도 학생이 청소했다. 선생님들의 공간은 대부분 항상 쾌적했다. 여름에는 시원했고, 겨울에는 따뜻했다. 교실은 정반대였다. 여름에는 늘 더웠고, 겨울에는 항상 추웠다. 이런 부조리함에 나는 점점 더 게임과 책에 빠졌다. 저녁에는 게임하며 시간을 보냈고, 자야 할 밤에는 책을 읽으며 아침을 맞이했다. 등교해야 할 시간에 잠을 청했고, 정오가 되어서야 밥을 먹으러 등교했다. 친한 친구들은 ‘밥 먹으러 학교 오냐’고 물었고, 나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내게 학교는 공짜 책을 빌리러 오는 곳이었고, 덤으로 밥을 주는 장소였다.


학우들과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었고, 누군가를 괴롭힌 것도 아니었다. 불량 학생이라기엔 선생님들에게 대든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저 운동과 예술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순수한 소년이었다. 그저, 학교를 가기 싫었을 뿐이다. 당시 내 눈에 학교는 억누르고, 법 밖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못난 어른의 해방 공간처럼 느껴졌다. 그들의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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