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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 나라고 생각했다. 배우고 싶은 것도 배울 수 없었고, 기본적인 학원 하나도 다닐 수 없었다. 같이 운동장에서 놀던 친구들이 하나, 둘 학원으로 향했다. 그 넓은 운동장에 혼자 덩그러니 남아 어두워질 때까지 배트를 휘두르고, 공을 던졌다.
학교 선생님은 “너희들 이런 건 학원에서 이미 다 배웠지? 넘어간다.”라고 할 때 “아니요”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없을 때 왠지 모르게 모욕감이 느껴졌다. 교과 공부보다는 점점 책 읽는 것에 시간을 썼다. 수업 시간에도 책상 밑에 숨긴 고전 문학을 몰래 읽을 정도였다. 당연히 진도는 점점 더 쫓아갈 수 없었다. 그렇게 어떤 재능도 발휘하지 못한 상태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그런 나를 붙잡고, 수학을 알려주셨다. 어머니는 그림을 누나는 감정이 무엇인지 직접 보여주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에서 글쓰기를 사랑하는 나를 만든 건 학교가 아닌 가족이다. 화목하고 든든한 가정 덕분에 엇나가지 않을 수 있었다. 그 공로에 학교의 그림자는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