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엠지(Millennials and Generation Z)는 무개념의 대명사였다. 얼마 후 따라온 영포티는 엠지라는 혐오 표현에 지친 30대들이 가장 활발히 소비하는 혐오 단어다. 그러나 그 언어적 소비에 대한 서로의 태도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90년대생은 자신이 엠지인 것을 적극적으로 부정했고, 80년대생은 자신이 영포티로 조롱당하는 것에 분개했다. 생각보다 과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엠지는 그 특유의 이기적인 행동을 과하게 거듭하는 패급을 뜻하고, 영포티는 자기 객관화의 부재와 더불어 젊은 남성과 여성에 대한 과도한 추파를 날리는 중년을 말한다. 이런 혐오 단어는 나이로만 국한된 신조어가 아니기에, 90년대생도 엠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고, 80년대생도 영포티라는 조롱에 타격받지 않을 수 있다.
엠지는 한국 언론과 마케팅 업계가 만들었지만, 부정적으로 적극 소비한 것은 80년대생이다. 90년대생에 대한 오류를 가득 내포한 채 책을 출간한 임홍택 작가가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영포티 또한 마찬가지로 패션 업계에서 홍보 목적으로 탄생한 신조어였으나, 조롱으로 사용한 것은 90년대생이다. 명확하게 8090으로만 나눌 수는 없다. 70도 엠지를 활용하고, 00도 영포티를 남발한다. 굳이 8090으로 나누는 이유는 글의 요지를 설명하기 편리하고, 세대 간 혐오의 가장 중심이 되는 세대가 8090이기 때문이다.
세대 구분은 쉽지 않지만, 나라의 분위기나 특정 업계의 발전에 따라서 달라져야 한다. 단순하게 70, 80, 90으로 나누는 건 일차원적이고, 안일하다. 굳이 나누어야 한다면 기본적인 생활양식의 동질성을 살펴야 한다. 첫 휴대전화를 14살에 사용했다는 가정하에 피처폰 세대는 1985년부터 1996년생일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85와 96을 한 세대로 묶는 게 8090으로 나누는 것보다 더 타당하다. 이 밖에도 IMF, 피시방, 게임, 수능, 군 복무 기간과 생활양식(휴대전화 보급 및 기간병 부모에게 생활 모습을 전달함) 등으로 더 세분화할 수 있다. 이렇듯 앞 숫자에 따라 뭉뚱그려서 세대를 나누는 것은 옳지 않다.
필자는 93년생이지만, 군내 가혹행위와 폭행 및 폭언 욕설이 상당한 부대에서 생활했다. 그러나 84년생의 직장 상사는 ‘선진 병영문화’라는 정책 덕분에 폭언과 욕설도 적었고, 가혹행위와 구타는 일절 없었다고 증언한다. 각 부대의 차이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2005년 연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병명 부조리와 폭력 문제가 부각 되면서 병영문화가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리 소문 없이 다시금 생긴 부조리는 윤 일병의 구타 가혹행위에 의한 사망과 임 병장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인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과거의 군대가 더 힘들고, 현대의 군대가 훨씬 쉬웠다는 명제는 항상 참일 수는 없다. 2005년 이후와 2012년 이후에 입대한 사람의 군내 부조리 경험은 그 정도의 차이가 극명하다. 오히려 2005년 이전과 2012년 이후의 군 생활의 부조리가 더 닮아있다. 그렇다고 2006년과 2011년엔 부조리가 전혀 없다고 할 수도 없다. 육해공의 특수부대엔 아주 오랫동안 부조리가 만연했으니까. 이렇듯 세대 구분은 큰 틀로 해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 때문에 엠지라는 광범위한 세대 구분 용어가 탄생했는지도 모르겠다.
문자메시지, 버디버디, 네이트온, 싸이월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카카오톡 등 당신의 첫 SMS와 SNS는 무것인가? 아직도 1980년과 1990년으로 세대를 구분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더 설명할 생각이 없다. 본 글은 논문도 아니고, 완벽한 통계자료도 아니다. 이 글에 대한 반박은 백사장의 모래알만큼 많을 것이고, 인터넷의 망령들이 남기는 악플처럼 쉽게 배설할 수 있다. 직접 찾아 보고, 분석해 보니 현대의 세대 구분이 무분별한 혐오를 부추겼음을 인지했다. 우리는 나이가 몇이든 결국 현시점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일 뿐이다. 분단된 휴전 국가에서 굳이 구분하고 나누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시와 도를 구분하고, 성별을 나누며, 세대를 가르는 것이 진정 우리 삶에 필요한 행동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