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20대

스물일곱 - 여자 혼자 국토종주 (1/3)

자전거 타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by 아코

코로나로 쳐져 있는 요즘. 운동도, 일도, 공부도 무기력한 순간들이 있다. 그래서 이 글들을 쓴다. 몇 년이 지나 회고해봐도 나한테 손뼉 치고 싶었던 순간들을 기록하기 위해서. 그 순간들로 지금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제목을 쓰고 나서 한참을 기억을 되뇌었다. 지금 생각해도 잘했다. 서른 살의 나를 자극하는 스물일곱의 나. 대단하다.


기간 : 2017년 8월 15일 (화) ~ 2017년 8월 18일 (금) - 3박4일


시작은 1,000 km를 걷던 순례자의 길에서였다.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의 100km 도 걸어본 적이 없는데 나는 어쩌다가 지구 반대편까지 와서 1,000 km나 되는 길을 이렇게 하염없이 걷고 있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꼭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 봐야겠다 라는 결심을 했다. 그렇게 돌아와서 1년을 열심히 공부하고, 취직을 했었다. 취직을 하자마자 첫 휴가 때 내가 준비한 것은 자전거 국토종주였다. 해파랑길이라고 우리나라에도 서울부터 부산까지 걸을 수 있게 코스가 되어있긴 했지만, 순례자의 길처럼 중간중간 숙소가 잘되어 있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백수나 취준생이 아니라 직장인이었다. 걸어봤으니, 이번엔 자전거를 타고 달려보자는 마음으로 국토종주를 시작했다.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었고, 자전거 타는 것도 좋아해서 체력적으로 준비한 것은 특별히 없었다. 단,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자전거를 타본 적이 없어서 걱정이었다. 운동하는 분들께 국토종주를 한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말과 함께 걱정을 많이 하셨다. 혼자 가는 것도 그렇고 생각보다 일정이 빡빡해서 5일 동안 도착할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도 내가 믿는 구석은 꾸준히 운동해온 나의 체력과,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해내는 근성이었다.


국토종주 준비물

준비물 목록


랙백 - 1 (with 방수포)

자전거 튜브 - 4

튜브 패치 세트 - 1

휴대용 공구 - 1

자전거펌프 - 1

비닐팩 - 1

헬멧 - 1

자전거 숏 - 1

젤패드 - 1

휴대폰 거치대 - 1

보조 배터리 - 1

자전거 장갑 - 1

샌들 - 1

속옷 상/하의 - 2벌

저지 - 1

반바지 - 2

상의 - 1

양말 - 2

선크림 - 1

선 스프레이 - 1

초코바 - 10

세면도구 - 1

일기장 - 1

힙색 - 1

손목 보호대 - 1


+ 자전거 라이트 - 1


예전에 순례자의 길을 걸을 때 오랫동안 가방을 메고 다니다 보니 어깨가 안 좋아져서 가방을 메고는 절대 자전거를 탈 수 없었다. 그래서 랙백을 준비했고, 여기에 담을 수 있는 정도만 담았다.


랙백 (with 방수포), 비닐팩

어깨통증이 있는 나한테 랙백은 필수였다. 몸에 걸리는 게 없으니까 정말 편했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필모리스 랙백이 괜찮다고 해서 중고로 구매했었고, 4~5만 원 선이었는데 여행 때 산 물건 중 가장 잘 산 물건이다. 그리고 항상 비올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방수포는 꼭 준비해야 한다. 나는 첫날부터 비가 와서 씌웠는데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비닐팩도 같은 맥락이다.


자전거 튜브, 튜브 패치 세트, 휴대용 공구, 자전거펌프

여행하는 5일 중에 마지막 날 하루 빼고, 4번이나 튜브가 터졌었다. 국토종주하는 데는 필수다. 가기 전에 튜브 메우는 방법도 꼭 숙지하고 가야 한다. 튜브 교체하는데 적어도 30분씩은 걸렸다.


자전거 숏, 젤 패드

하루에 적어도 8시간씩은 자전거를 타야 했으므로 편하게 가기 위해선 꼭 필요했다. 젤패드도 하고 자전거 숏을 입어도 아프긴 하지만 이마저도 없었으면 어떻게 탔을까 싶다.

휴대폰 거치대, 보조 배터리

중간중간 길을 숙지한다고 해도, 길을 잃기도 하고 혼자 가다 보면 스탬프 찍는 곳을 지나쳐버리기도 한다. 그 와중에 휴대폰을 계속 꺼내 볼 수 없고 위험하므로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혼자 여행을 하다 보니, 휴대폰이 꺼지면 큰일이다. 보조 배터리도 필수다.

자전거 라이트

나는 야간 라이딩은 할 생각이 없어서 따로 준비하지 않았었는데, 일정을 맞춰야 해서 야간 라이딩을 했었다. 그래서 중간에 휴게소에서 라이트를 샀었는데 성능이 좋지도 않은데 20,000원에 구매했었다. 혹시 모르니 자전거 라이트도 준비하는 게 좋다.


기타

옷이나 속옷은 숙소에서 빨고 말릴 수 있어서 여벌 옷 한 벌 정도면 충분했다. 그리고 샌들이 있는 게 좋다. 도착하면 발도 붓고 앞에 근처 돌아다닐 때 있으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이외에도 자전거 신발인 클릿슈즈나 속도 측정하는 기구 등 다양하게 있지만, 평소에 안 쓸 거면 준비하지 않았다.


준비물은 이쯤 하고, 출발하기로 한 2017년 8월 15일은 아침부터 비가 많이 왔다. 그때부터 나의 갈등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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