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낙관주의자

by 상업개발자 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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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0년쯤 전 일인 거 같다. 같은 IT업계에 있지만 다른 회사에 다니던 사람이 해준 이야기가 기억난다.


"스타트업이 10년 이상 유지되면 잘 되는 경우가 많대. 우리 회사는 업력이 기니 앞으로 잘 될거야."


전형적인 생존 편향(survivorship bias)의 이야기다. 대부분의 망한 스타트업은 10년이 되기 전에 폐업을 신청했을 것이다. 회사의 결말은 어땠을까? 당연히도 이제 망한 회사가 되어버렸다. 이 이야기를 들었던 당시에는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싫었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스스로에게 낙관적인 생각을 주입하지 않았다면 버티기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나는 기본적으로 낙관주의자가 되고 싶다. 하지만 위의 예시처럼 허무맹랑하게 낙관을 외치는 이야기는 별로 듣고 싶지 않다. 매력적인 이성이 왜 굳이 가만히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고 있는 당신에게 다가와서 만나자고 할 것을 기대하는가? 잘못 알려진 아인슈타인의 명언처럼,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좀 더 낙관적인 미래를 꿈꾸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세"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근거없이 낙관주의적 사고를 하거나 너무 비관적이라 아쉬움이 많다. 전자는 현실에 대한 검증 없이 기대만 앞서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나 제대로 안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쉽다. 후자는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성을 좁혀버린다. 이 두가지 사고는 방향만 다를 뿐, 결국 비슷한 결말로 이어진다.


냉소적으로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나는 여전히 힘든 세상에서 낙관주의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신 나는 합리적 낙관주의자가 되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합리적 낙관주의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앞으로 닥칠 기쁨과 어려움들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되, 여전히 낙관주의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대한민국 축구팀의 감독이고 저번 월드컵처럼 16강에서 브라질을 상대한다고 가정해보자. 나는 어떤 마인드셋과 어떤 전략으로 경기를 준비해야 할까? 다들 다음 항목들에 대해서 명백하게 동의할 것이다. 하던 대로 플레이해서는 절대로 이길 수 없고, 최선의 전략을 수행하며 운이 따라줘야 이길 가능성이 적게나마 생길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승리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 없이는 승리할 가능성도 없다고 말이다.


나는 인생의 어려운 과제들에 대해서도 똑같은 마인드셋을 가지고 임한다. 늘 하던 대로 해서는 성공할 수 없고, 최선의 전략을 수행하며 운이 따라줘야 이길 가능성이 적게나마 생길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승리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 없이는 승리할 가능성도 없다고 말이다.


스토아학파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앞으로 이 규칙을 기억하라. 혹시라도 억울한 기분을 들려고 하면 '나는 불운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걸 잘 이겨내면 행운이 올거야'라고 생각하라. " 나는 이 또한 삶을 살아가는 합리적 낙관주의적 태도라고 느껴진다.




살다 보면 감당하기 힘든 어려운 과제를 맞닥뜨릴 때가 분명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최선의 전략과 약간의 운, 그리고 믿음이 있다면 못 이겨낼 이유도 없다고 말이다. 합리적 낙관주의가 내가 이 어려운 세상을 견디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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