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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린 Sep 05. 2021

10대들이 반항할 때, 공감은 필수!!

반항할 때, 공감하라!

자녀의 성장에 진짜 장애물은?


  10대들이 반항하는 시기는 배우고 익히는 데에 최적의 시기입니다. 시냅스가 과잉 생산되고, 동시에 가지치기와 수초화가 진행되는 등 뇌 안에 속도 무제한의 고속도로가 생겨나기 때문이죠. 하지만 뇌의 어느 부분이 고속화되느냐는 주위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역시 부모입니다.


  흔히 쓰는 말 중에 헬리콥터맘, 빗자루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헬리콥터맘은 자녀 주위를 맴돌며 자녀의 일이라면 뭐든지 발 벗고 나서는 엄마를 가리키며, 빗자루맘은 자녀가 진로를 탐색할 때 온갖 장애물을 미리 치워주는 엄마를 뜻합니다. 이런 일은 자녀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으로 여기거나, 스스로 불안이 높은 부모들이 겪는 현상입니다. 글을 쓰는 나 자신도 10대인 딸들을 보면 어설프고 부족해 보여서 한순간도 마음을 놓은 적이 없죠. 정도는 다르겠지만 부모들이 자녀와 정서적으로 분리되지 못한 채 자녀의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판단에 개입하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헬리콥터맘이든, 빗자루맘이든 당장에는 자녀를 위해 좋은 일을 해준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안타깝게도 그들은 10대들의 뇌 발달을 지체시키는 과오를 저지르는 중입니다. ‘엄마가 다 알아서 해줄게, 너는 그냥 가만히 있어, 엄마가 짜놓은 스케줄대로만 해, 서울대 간 옆집 형은 이렇게 했다더라.’ 물론 좋은 스케줄을 짜고, 난관을 치워주면 당장의 학습 효율은 상승할 것입니다. 특히 활성화된 해마가 온갖 지식들을 빨아들여 단기간에 좋은 효과를 얻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단편적인 지식은 늘어나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적용하는 능력은 어떨까요? 쓰지 않는 길은 황폐화될 것이고, 조만간 폐쇄되겠지요. 시냅스 연결은 끊어지고 전두엽 발달은 그만큼 멀어집니다. 합리적인 판단 능력은 갖추기 어려울뿐더러 충동과 욕망을 절제하지도 못하고 타인에 대한 공감 수준도 떨어질 것입니다. 성적만 좋을 뿐, 이기적이고 충동적인 10대라면 전두엽 발달을 의심해 봐야 할 것입니다. 자녀의 독립을 막을 게 아니라면 전략 수정은 불가피하죠.      



어설픈 판단도 지지해야 할 이유는?    


  10대들을 진정으로 돕는 방법은 뭘까요? 우선 뭐든 쓰지 않으면 퇴화된다는 것을 다시 명심해야 합니다. 10대들의 뇌는 어떤 것을 남기고, 어떤 것을 제거할지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니 그들이 어설픈 논리로 판단과 결정을 하려 할 때에도, 이를 지지하고 믿어줘야 합니다. 부모가 간섭하면, 자기를 못 믿는다고 생각할뿐더러 자기 판단에 믿음을 갖지 못한 채 불안에 빠지거든요. 그렇게 되면 불안의 중추가 활성화되어 부모에게 저항감만 생기거나 겉으로는 착해 보여도 불안감이 높고 자존감은 낮은 친구가 될지 모릅니다.


  반대로 조금 어설프고 모자라지만 스스로 논리를 펼칠 때 부모가 지지하고 보완해주면 10대들은 만족감을 느끼고 또다시 전두엽을 활성화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시냅스 연결은 더욱 견고해지겠죠. 그러니 불안하더라도 자녀의 판단과 시도를 100% 신뢰해야 합니다. 지켜보되 감시와 간섭은 하지 말아야죠. 아무리 모험심이 강해도 10대 역시 자기가 망할 실수는 하지 않습니다. 감당 못할 실수란 없어요. 


  10대와의 대화도 중요합니다. 10대들은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자신의 판단과 결정을 불안하게 여깁니다. 현실을 직접 경험해본 적이 없으니 뜬구름 잡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것을 자신도 잘 알고 있죠. 그래서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으로부터 공감을 얻고자 합니다. 그 순간 부모가 곁에서 공감과 지지를 해주면 10대들은 안정감을 얻습니다. 이런 공감의 표현이 곧 대화지요. 주의할 것은 대화이지 설교나 잔소리, 논쟁은 금물이라는 것, 목소리의 톤이나 눈짓, 표정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경청이죠. 경청은 공감하고 있다는 걸 상대가 느끼도록 하는 방법이니까요.      


자율성은 공감과 지지로 자라날까?     


  10대들의 뇌는 콩나물이 자라는 것과 비슷합니다. 콩나물 키우기는 참 단순하죠. 물이 잘 빠지는 시루에 콩을 넣은 뒤 검정 천으로 덮고 수시로 물만 주면 어느새 자라 있으니까요. 뿌리가 나올 때까지 들여다보지 않는 게 기본 룰이죠. 얼마나 자랐는지 직접 손을 대거나 검은 천을 수시로 걷어보면 오히려 농사를 망칩니다. 10대들의 뇌 역시 똑같습니다. 들여다보고 간섭하면 잘 자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관심을 갖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콩나물 시루에 수시로 물을 주듯이 10대들의 뇌 발달에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분, 즉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것만으로 부족하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시루에 물을 부으면 밑으로 다 빠지는 것 같아도 어느 순간 콩나물이 자라있듯 10대들도 지켜보고 신뢰하는 것만으로 잘 자랄 수 있습니다. 


  생선찜을 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불문율이 한 가지 있습니다. 다 익기 전에 절대로 뚜껑을 열어보지 말 것, 왜 그럴까요? 다 익기도 전에 수시로 열어보면 비린내가 가득한 생선찜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죠. 마찬가지입니다. 10대들의 성장에 반드시 지켜져야 할 불문율, 그것은 그들이 성숙할 동안 기다려주는 인내심입니다. 공감과 지지로 그들의 자율성을 보장할 때, 10대들은 놀라운 속도로 자랄 것입니다. 언제 컸는지 모르게 쑥쑥 자라는 콩나물처럼 말이죠.      



슬기로운 부모생활을 위한 팁!     

자녀가 성공해야 하는 이유를 다섯 가지만 써봅시다. 생각보다 많을까요? 잘 안 떠오르시나요? 그래도 자녀에 대한 성공 이유인데······. 다 쓰셨나요?
그런데 혹시 다섯 가지 중에 부모의 욕망이 살짝 개입된 건 없을까요?
자녀의 요청 없이, 혹은 자녀와의 상의 없이 학원 스케쥴 잡는 거,
자녀가 판단할 기회를 빼앗는 것일 수 있어요. 
자녀들이 내린 판단에 어설프다는 비난은 안 좋겠죠?
존중을 하되, 너무 마음에 안 들면, “조금 더 생각해볼까?”, “이런 건 어때?” 정도로.... 그래도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속으로만 이렇게 말하세요.
 ‘흥! 그래, 너도 실수하면서 배워봐라! 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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