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교습생 급행열차>
핀란드에 있는 손카야르비라는 작은 도심에는
일년에 한 번만 운행하는 급행열차가 있다.
헬싱키에서 출발하여 라우르 교각을 지나 손카야르비 도심역에 도착하는 열차다.
이 열차에 타 본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열차 운행시간에 대한 정보를 도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2018년에는 크리스마스 새벽 3시에 운행했다는 소문이 들리는가 하면,
2019년에는 크리스마스 이브 자정에 손카야르비 역에 잠시 정차했다가 출발갔다는 얘기가 들릴 뿐이었다.
올해는 언제 이 열차가 손카야르비 역에 올지 얘기가 분분한 상태지만,
아마 크리스마스 주중의 자정쯤이 아닐까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열차에는 아무나 탈 수 없다.
엄선된 산타교습생들만 탈 수 있다.
각 주에서 시행하는 1단계 산타 필기시험에 70점이상으로 합격하고,
2번의 실기시험을 평균 80점 이상의 점수를 맞아야만 산타 교습생이 된다.
이렇게 선별된 교습생들만이 열차 도착시간을 우편물로 공지 받고,
해당 시간에 역에 나와서 아무도 모르게 열차를 타야한다.
이것이 바로 아무에게나 열차 도착시간을 노출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한다.
산타교습생들은 급행열차를 타고 허브역으로 이동하여 각자에게 배정된 나라에서
산타 직무를 수행한다.
급행열차에 나란히 앉아서 무거운 선물더미들을 다리 아래에 모아두고
들뜬 마음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을 산타교습생들을 생각하니,
내가 언제부터 산타에 대해 더이상 궁금해 하지 않았던가 생각들이 밀려온다.
이맘때쯤 늘 잊지않고 산타를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손카야르비 열차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에서는 손카야르비 급행열차가 지나가고
누군가는 산타들이 집에 찾아와 보이지 않는 선물을 두고 가길 기다릴 것이다.
나도 오래 전 꿈꿔온 산타의 모습을 상상하며 손카야르비에 있는 열차에 그림을 담아 실어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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