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인 L 씨가 내게 물었다.
"당신이 가본 나라 중에서 어디가 제일 좋아요?"
"한국이요."
"당신 나라 말고요."
"잠깐 생각 좀 해볼게요."
가만있자... 북유럽은 도시가 예뻤지만 너무 추웠어.
동남아시아는 음식이 맛있고 자유롭지만 너무 더웠고.
스페인은 여러모로 좋았지만 말이 안 통해서 답답했지.
내가 한동안 대답을 안 하자, L 씨가 다시 물었다.
"알제리 일리는 없을 테고. 전에 살았던 프랑스는 어때요?"
"좋죠. 근데 물가가 비싸서 생활하는 게 힘들어요."
"그렇군요."
"음, 어쩌면 알제리인 것 같아요."
말이 끝나자마자 그가 나를 빤히 쳐다만 봤다. 내가 많이 이상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