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길어질수록 체력이 바닥났다. 정신이 순간 혼미해진 적이 있을 정도였는데 그때 대학 검도부 선배의 말이 생각났다. 정말 힘들때 말이야. 한 번 더 휘둘러. 그럼 그게 실력이 돼.
그렇다면 여행 중에 한걸음 더 나가는게 무슨 의미가 될까. 눈에 여행지 풍경을 조금 더 담는 것은 또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낼까.
여행이 끝난 다음 산더미같은 빨래와 싸우는게 지쳐 침대를 애인삼는 지금, 이 질문들이 계속 머릿 속을 맴돈다. 어쩌면 나는 여행에 조급해있던 건지도 모를 일이다. 무조건 많이 보려는 게 답이 아닐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내가 무리했던 게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