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급속도로 빠져나가는 썰물처럼 순간적이다. 애처로이 남은 작은 배는 작은 바람에도 기우뚱댄다. 기댈 곳은 없고 기쁨은 기약도 없다.
그물을 손질하는 노인의 손이 처량하다. 바다는 거칠었다고 그는 손등의 결로 말했다. 태양은 뜨거웠고 나는 정수리에 느껴지는 햇빛이 꼭 칼날같다고 느꼈다. 이방인의 뫼르소는 햇빛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다는데, 나는 그럴 인물은 되지 못하고 그저 스스로 이 허언 항구 바닥에서 주저 앉아버리고 싶었다.
그늘은 멀었고 내 걸음은 짧았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