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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트랑제 Aug 10. 2016

모스크를 다녀야겠다

오랑에서 꽤 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즘이다. 자주 다니는 거리가 익숙해질 법도 한데, 새롭게 보이는 게 많아 여전히 이방인이다.


오랑 중심에 있으면서 카톨릭 건물이 그리 많이 있는지 미처 몰랐다. 오늘은 길을 오르다 고개를 들었는데, 언덕 위 지평선에서 십자가를 발견했다. 지는 해로 인해 누런 빛을 띄고 있었다.


알제리에서 프랑스 식민시절의 건물을 찾아보는 것이 어찌보면 나의 즐거움 중 하나라 할 수 있지만, 사실 조금은 마음이 걸린다. 어떤 외국인이 우리 나라 군산에 찾아가 일본식 건물을 관광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테다. 더군다나 유럽과 이슬람, 아프리카가 혼재된 이 곳에서 나는 스스로의 스펙트럼을 좁히고 있는게 아닌가란 자문을 하게됐다.


그래서 모스크를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아다녀볼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아니고. 씻고 나니 졸음이 확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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