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트랑제 Feb 19. 2017

한국에 다녀왔다

예상대로의 한국

나의 고향, 한국에 다녀왔다. 오랜만의 방문이었지만 그리 설레지 않은 나 자신을 보며, 알제리가 꽤나 편해진 게 아닌가란 생각을 했다. 


한국은... 예상대로였다. 지하철에서 살펴본 많은 사람들의 얼굴은 어두웠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스마트폰 위에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며 화면에 몰두해있었고, 나는 이내 갑갑함을 느꼈다. 거리에 새롭게 생겨난 가게들은 디자인적으로 예전보다 더욱 화려하고 멋져졌지만, 사장님의 마음은 편치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게가 예쁘면 무조건 좋다 생각하던 때도 있었는데, 나의 보는 눈은 꽤 달라졌다. 그 사장님들은 초기 투자금을 우리나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회수할 수는 있을까. 


한국에 가서 무조건 좋은 건, 보고픈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님을 비롯하여 지인, 친구들을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이들을 만나서 지난 이야기와 현재의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대부분 사람들은 현재에 불만족하고 미래를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도 자신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걷는 이도 있었다. 한국에 가서 좋은 다른 한 가지는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인데, 사람들을 만나거나 만나러 가는 길에서 나는 삼겹살, 국밥, 가래떡, 쥐포, 초코파이, 식혜, 어묵, 스타벅스와 같은 것들을 열심히 입에 넣었다. 


알제리의 나의 집에 돌아와 이 글을 쓰고 있다. 다시 나를 정비하고 달릴 준비를 해야 하는 타이밍이다. 또 다른 시작이 나를 기다리고, 올해도 나는 나 자신을 더욱 믿어주기로 마음먹는다. 

작가의 이전글 전시회를 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