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지극히 식물 중심의 사고를 하고 있는데,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집 안의 환기를 한다. 식물에게 통풍이 중요하니까. 그러다 생각한다. 인간인 나는 환기가 필요 없을까. 아무래도 필요할 것 같기는 한데 나를 위해서는 귀찮다.
예전에는 길을 지나가면 주변에 보이는 게 많았는데, 이제는 식물에 아예 시선을 뺏기는 때가 많다. 식물 하나하나에 볼 게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잎, 열매, 줄기를 비롯해 뿌리분 상태를 쳐다보고, 미기후까지 파악하려 하니 말이다.
한 때 그렇게 좋아하던 동물은 이제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요즘은 '어, 저기 매가 날아가네' 이러다 만다. 카메라 들고 산을 오르던 기억이 언제였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