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트랑제 Mar 31. 2017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말 것

지난 주 정원박람회에 참가했다. 부스를 빌리고 현수막을 출력하고, 나름 공간을 꾸며보겠다고 이것저것 가져다놨다. 보라색 꽃을 위주로 구성된 꽃다발을 놓아두었는데, 전시기간동안 꽃내음이 부스를 떠나지 않아 좋았다.


기억에 남는 고객이 많다. 정원 혹은 조경 주제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을 벌이기도 했고, 내게 좋은 조언을 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 중에 굳이 기억남는 한 명을 뽑자면 아드라르Adrar에서 온 어느 흑인분. 한 눈에도 사하라에서 온 사람으로 보였고 복장은 단정하지 않았다.


그 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는 다른 부스로 이동했는데, 무슨 일인지 다시 내 부스를 찾아왔다. 그 전보다 더 깊숙한 이야기를 한참 나누고나서 그는 자신의 연락처를 남기고 갔다. 이 순간까지는 사실 특별한 경험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후 옆 부스 사장이랑 수다를 떠는데, 이 사장이 그 흑인 분 이야기를 꺼내는 게 아닌가.


너, 그 사람 되게 부자인거 알아?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내 고객인데 지난번에 가구 구입할때 천 개 단위로 구입했던 사람이야.

뭐?나야 몰랐지.

잘해봐. 아까 내가 그 사람 보고 네 부스에 다시 가보라고 했었어.


순간, 내가 혹시 그 분을 무례하게 대한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었을까 되돌아봤다.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결국 에어알제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