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피곤한 하루였다. 신경을 써야할 일이 많았고, 전날밤 잠을 제대로 못잔 것 때문에 하루종일 골골했다. 빨리 집에 가서 쉬고싶다는 혼잣말을 그렇게 해놓고서는, 밤중에 축구를 했다.
천천히 뛰겠다는 경기 전의 다짐과 다르게 시쳇말로 죽도록 뛰었다.
지금은 공항대기실 카페에 앉아, 여기저기 쑤셔오는 몸의 통증과 커피의 진한 맛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이 모든 게 쓰다. 근데 그 곳에서부터 어떤 기쁨이 느껴진다는 게 꽤나 신기하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아까 핸드폰 충전을 30%정도밖에 못 했는데, 지금 내 몸의 에너지도 딱 그 정도인 것 같다. 만만치 않을 오늘을 어떻게 버텨낼까. 대체 왜 나는 사소한 축구경기에 목숨을 걸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