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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트랑제 Nov 26. 2015

누구의 바다인가

수도 알제에서부터 티파자에 이르는 해안도로를 카뮈가 좋아했다. 언덕길을 따라 구불거리는 해안도로에서 창문을 열고 우측으로 펼쳐지는 지중해를 바라보는 건, 여기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 중의 하나다. 


카뮈의 바다로 이름붙이고 싶지만, 내게도 나름의 추억이 있다. A와 함께 여행을 가던 기억, B와 함께 작은 항구에서 생선을 먹던 기억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바다라고 말하고 싶다. 마찬가지로 다른 이들도 각자의 추억을 통해 자신만의 바다로 명명할 것이다. 


그래서 그 바다는 누구의 바다도 아닌 것이다. 바다는 자그마한 우리를 그저 넓은 가슴으로 보듬고, 또한 묵묵한 시선으로 앞으로도 계속 바라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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