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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트랑제 Nov 27. 2015

아프리카 노트르담 성당

존중과 배려로 보전되는 곳

왜 검은 마리아상이 있는거죠라는 내 질문에, 기념품가게 직원은 재료 때문이라는 대답을 한다. 지중해 연안에서도 검은 목재는 구하기 어렵기에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이유에 대해 한참을 고민했지만, 별다른 생각이 나지 않았다.


검은 마리아상이 중앙에 위치해 있다


이슬람 국가인 터키에서 보았던 아야 소피아 성당아 선사했던 느낌과 비슷하다. 있지 않을 것 같은 곳에 있어서 생경한 느낌을 처음 받았고,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는 다른 유럽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북아프리카 이슬람 국가에서 이런 건물이 이렇게 잘 보전되어 온 이유는 무슬림이 보여준 타 종교에 대한 존중과 배려 때문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니 그 존중과 배려가 건물 자체보다 더 놀랍다. 

 

건물 밖으로 나왔다. 알제에서 가장 높은 지역인 부자레아에 위치한 탓에, 이 곳은 높은 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멋진 전망을 제공한다. 구름은 느릿하게 움직이고, 하나 둘씩 배는 해안을 향하고 있었다. 시선을 보다 아래로 돌리면 클럽 축구경기장을 볼 수 있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성당 앞 테라스는 야외관람석으로 변하곤 한다.


저 경기장에 있는 선수를 구별하려면 최소 시력 2.0은 넘어야하지 않을까

 

한 번은 축구경기를 응원하는 이들 사이에서 경기를 잠시 구경하고 있었다. 누군가 어느 팀을 응원하느냐고 물었고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의 팀.” 사실 나는 그 팀을 응원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그들이 축구 클럽에 대해서는 존중과 배려를 하지 않을 것임을 나는 직감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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