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트랑제 Apr 14. 2020

젓가락은 몇 개를 집어야 하는가

feat. 파리 피카소 미술관

오랜만에 설거지를 했다. 


세제 거품을 그릇에 묻히고 씻어내는 행위는 하루 종일 밖에서 몸을 더럽힌 다음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는 행위를 연상시킨다. 그러다 죄를 짓고 회개하는 사람들, 세상에 태어났다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모든 생명... 이런 주제까지 떠올린다.


젓가락과 숟가락이 설거지통에 함께 담겨 있었다. 나는 젓가락을 왼손으로 골라냈는데 그다음 과연 젓가락을 몇 개 정도 집어 들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2개를 집으면 설거지 속도가 늦어질 것 같고 3개는 거품이 잘 안 씻길 것 같다. 


젓가락을 집는 것에도 고민을 해야 하다니. 인생은 고민의 연속이라는 말,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파리의 미술관이 그리울 때가 있다. 적어도 그 안에서는 나는 고민이 없으니까. 아래 사진들은 파리 피카소 미술관에서 찍은 것들이다. 


그림을 보다 지치면 창 밖을 멍하니 보면 된다
공간 안의 공간. 그림 속에서도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궁금하다.
마음이 동하면 아무 데나 앉아 그림을 그리면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