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가 말했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고.
지난해 갖은 우여곡절 끝에 회사를 설립했다. 한국에서도 아니고 심리적, 지리적으로 매우 먼 알제리에서 법인회사를 만든 것은 사실 내가 봐도 신기하기는 하다. 가끔, 아주 가끔은 조금 우쭐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얼마 전 누군가 내게 물었다.
"근데 버는 돈의 몇 퍼센트를 세금으로 내나요?"
"음... 그... 그건..."
모른다.
나는 숫자가 싫고, 잘 잊어버리며, 관심조차 없다. 회계, 자금, 경리, 세무 같은 단어는 내 영역 밖에 있는 것만 같다. 그러나 안 할 수는 없는 노릇. 회사의 경영자가 어찌 그런 문제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니 회계하자. 죄를 짓고 회개하는 것 말고, 회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