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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트랑제 Jan 13. 2016

현지 직원과 점심식사

알제리인과 식사를 어떻게 하나요, 게다가 그녀는 채식주의자

현지 직원과 생활한지 거의 한 달이 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만족입니다. 현지인들과 생활한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사실 처음부터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일적인 면에서 한국인의 수준에 맞출 수 있는 외국인은(알제리를 제외하고서라도)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문화적인 면에서 서로가 서로를 맞추는게 힘겨워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으니까요.  그런데 이 직원은 열의와 책임감 등이 놀랍고 저의 부족한 면을 너무도 잘 채워주고 있습니다.


한편, 은근하게 신경 쓰이는 게 점심입니다. 달랑 2명 있는 회사에서 점심을 먹을 때, 무엇을 먹어야 하나요. 저 혼자 있을 때는 대충 끼니를 때우거나 급하면 굶기도 하는데, 국적과 성별이 다른 사람과 같이 있으니 꽤 고민이 되더라구요. 제가 밖에서 약속이 있을 때는 상관없는데, 둘이 있을 때 ‘너는 너대로 먹고, 나는 나대로 먹자’를 적용시키기가 좀 애매합니다. 게다가 혼자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잘 없잖아요.


초반에는 피자나 샌드위치 같은 것을  사 먹었는데, 가만 보니 이 친구는 채식주의자입니다. 아뿔싸. 사실 채식주의자가 아닌 일반적인 사람도, 알제리에서 뭔가를  사 먹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데...  왜냐면 먹을 게 그리 다양하지 않고, (알제리 사람들에게 비난을 들을지 모르겠지만) 음식이 대체로 맛이 없거든요. 같은 마그레브 국가 즉, 튀니지, 모로코와 비교해 봐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이 직원은 평소에 먹는 것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해왔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것입니다.


얼마 전부터 사무실에 작은 밥통을 가지고 와서 밥을 했습니다. 간단한 밑반찬 거리를 가져와 함께 먹는데 웬걸, 이 직원이 너무 좋아합니다. 일반적인 알제리인들은 아시아 사람들이 먹는 밥을 좋아하지 않는데 말입니다.주로 이들은 쌀을 샐러드 개념으로 생각해서, 차갑게 먹습니다.


그래서 먹는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는 이 친구가 참치캔, 익힌 달걀 등을 가져오는 덕에 점심식사가 풍성해지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중요한 밥 먹는 문제가 조금씩 해결되어가고 있으니, 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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