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좋은 나라 163위

알제리는 Doing Business에서 정한 세계에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163위에 랭크될 정도로 기업활동이 어려운 나라다. 작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행정 때문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까먹었던가. 사업자 등록증과 체류증을 받고 나서 그 지긋지긋한 서류에서 이제 해방되는구나 싶었는데, 그건 그저 나의 희망사항이었을 뿐이다.

오랜만에 경찰서에서 처리해야 할 서류가 있었다. 건물 안에 들어설 때부터 느낌이 심상치 않더니, 내 요청은 단박에 묵살되어 버리고 그저 집에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아마 예전 같았으면 그냥 물러섰을 것이다. 그러나.

우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은근슬쩍 알제리 권력자와 친한 뉘앙스도 풍기는 작전을 썼다. 그런 다음에는 한국인(너희가 주변에서 보는 중국인 건설노동자가 아니야!)인 내가 얼마나 알제리를 좋아하는지를 아느냐며 감정에 호소하는 시도까지 해봤다. 그러나 나의 작전은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그렇게 괜한 힘만 빼고 나니, 그냥 상대가 안된다고 할 때 바로 받아들이는 게 나은건가 싶다. 오늘은 더 이상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