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or 점유

by 이정훈

1217년 제정된 산림헌장(Charter of the Forest)은 영국 왕의 개인 소유였던 삼림 자원 사용에 왕의 권력을 제한하고 공동체의 자원을 보호 활용하는 방안을 담았다. 삼림 자원을 공유화 및 공동체의 권리로 설정하고 일반 시민들이 그 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왕의 사냥터로 혹은 귀족들의 사유지로 일반인들의 출입을 규제하였던 삼림 자원을 공유지 개념으로 다루고 공동으로 관리,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상류 계층이 독점하던 삼림 자원(공유지)을 시민에게 개방하고 사회적 불평등 요소를 해소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삼림헌장은 공동체의 자원을 공유하는 제도적 장치로 공유 경제와 유사한 개념을 내포하고 있으며 공유 개념의 역사적 법률적 출발 기점으로 인식한다. 다만 삼림 헌장은 상류 계층의 특권을 제한하고 그 자원을 공동체 이익을 위해 재분배하는 형태를 취한 반면 공유 경제는 개인 간의 자원 공유가 중심이 되며 시장 경제 내에서 자원 배분이 이루어진다는 차이가 있다. 즉, 삼림 헌장은 사회적 평등과 공동체의 권리를 강조한 법적 장치인 반면 공유 경제는 개인 간 효율적 자원 사용에 중점을 둔 사회적 영향력으로 해석한다.


근대 이후 민법은 절대적인 소유권과 계약의 자유 그리고 그 과실에 대한 책임의 원칙을 고수하였고 초기 자본주의 근간을 형성하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유권은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를 인정한다. 때문에 소유권은 법률적, 경제적, 사회적 질서의 기초를 형성하고 있는 개념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적 재산에 관한 소유는 무임 승차나 공유지의 비극과 같이 공공재의 역할과 책임의 문제와 배분의 문제, 정의와 같은 수많은 문제의 원인이기도 하다. 때문에 사회적 관점에서 자원의 소유권을 공유하고 사용권을 분배하는 경제 모델로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제시되고 있으며 개발과 부동산 가치 변화에 따른 사회적 갈등 해소의 방안으로 받아 들이기도 한다.


또한 프롭 테크(Prop-Tech)의 진화와 함께 공유경제의 효용과 필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기존 자본 사회의 욕망과 소유권의 법률적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분배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룸메이트나 셰어하우스는 물론 임대한 공간을 재 임대 해주는 서블렛(Sublet)사업나 공유 오피스, 공유 주방, 공유 미용실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롭테크 기업들이 공유 경제를 기반으로 한 부동산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공유(Share)를 넘어 함께 사는(Co-Living) 공유 주택을 통해 임대료를 나눠 내거나 다양한 편의 시설(공유 주차장 및 자동차 등)을 나누어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런던이나 뉴욕 그리고 홍콩과 같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비싼 지역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으며 독신자 혹은 독거 노인 등과 같이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현실적인 공간 대응책으로 신 산업 모델로도 주목받고 관련 법률 또한 빠르게 제정되거나 개정되는 추세이다.


때문에 전통적인 관념에서 인식하고 있는 개발이나 부동산 혹은 주택과 같은 단어는 이미 소유의 경계를 넘어 공유 혹은 함께 사용 가능한 재화 혹은 쉐어 공간의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현실적으로 막대한 자본의 투입이나 장기간의 건설 기간 혹은 금융권의 리스크 없이도 주거 시설 형성이 가능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프롭테크는 이미 부동산 거래를 디지털화하여 매매와 임대,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부동산의 가격 변동 예측이나 수요 분석, 리스크 평가 등과 같은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 결정 과정의 주요한 수단으로 자리하고 있다. 또한 홈기술과 IoT기술,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 관리의 효율성 증대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과 같은 금융 및 투자 방식을 제시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계약을 통한 신뢰성 및 수수료의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공유 경제는 여전히 불안한 법률 규제와 개인간 거래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고 전통 산업과 경쟁관계에 놓여 갈등적 요소를 남기고 있으며 플랫폼 사업에 따른 수익의 배분구조 또한 개선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 혁신과 소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 그리고 이를 보충 할 수 있는 법률의 정비를 통해 다양한 문제의 해결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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