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입니다.
생도라는 뜻을 궁금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생도라는 것은 군의 교육기관인 사관학교의 학생을 뜻합니다. 저는 10년 전에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제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결국 여기서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도생활 때 시작된 습관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으니까요.
저는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4년간의 생도생활과 10년간의 공군 장교 생활을 후에 전역을 했습니다. 제가 쓸 글은 사관학교 시절과 졸업 후 10년 동안의 자기 계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생도생활부터 시작된 "올바른 삶의 길"에 대한 질문에, 많이 고민하고 도전해본 결과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순간마다 영화처럼 떠오른 슬램덩크를 추억한 소회이기도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시행착오들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또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용기 내어 글을 써 보려고 합니다.
슬램덩크를 처음으로 접했던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입니다.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어머니 몰래 만화책을 한 권 한 권 사서 모았습니다. 그리고 몇 번이나 반복해서 봤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공부를 안 하고 그 속에 빠져있었는지, 어느 날은 어머니께 크게 혼났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제 삶에서 가장 소중했던 만화책이 눈 앞에서 버려졌습니다. 그때의 슬픔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네요.
그때 다짐했습니다. '나중에 크면 슬램덩크 만화책 전권을 사서 내 책장에 당당하게 보관해야지.'라고요. 그 꿈을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이루었습니다. 다들 이런 추억 하나쯤은 있으시죠?
장교생활을 시작하며 받은 월급으로 한 번에 살 수도 있었지만, 왠지 그렇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아들이 태어나고 30대 중반부터 한 달에 한 두 권씩 사서 모았습니다. '나중에 아들이 크면 같이 읽어야지!'라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물론 아내가 이 사실을 안다면 좋아하진 않겠죠. 이건 저만의 계획입니다.
그렇게 2년 조금 안 되는 시간이 지나 드디어 슬램덩크 완전판 프리미엄 24권을 다 모았습니다. 어찌나 기쁘던지요. 24권을 거의 다 모아갈 시점에 읽은 책이 앞에서 언급한 문유석 판사님의 <쾌락독서>입니다.
"아, 이렇게 전달하면 되겠구나!"
<쾌락독서>를 읽는 순간 콘텐츠가 떠 올랐습니다.사관학교 생활 4년, 임관 후 십여년 동안 제가 고민하고 닦아온 삶의 방법을 슬램덩크를 통해 설명하면 많은 이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생도'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우연하게도 1번은 사관학교의 학생, 2번은 생로(살아가는 방도)라는 뜻이 나옵니다.
조금은 거창할지도 모르지만, 생도였던 제가 생도를 논하고자 합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마지막 편(24권)에서 부상을 당한 강백호가 안 선생님께 하는 질문으로 열어볼까 합니다.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였을때였나요?
난.. 난 지금입니다!!
오랜 시간 제 스스로에게 물어본 것이 바로 "당신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라는 질문입니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슬램덩크에서처럼 "난 지금입니다."였지만, 이 대답의 시작은 사관학교 시절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지난 10여년간의 생도를 찾기 위해 배우고 부딪혔던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나요?
혹시, 지금인가요?
(슬램덩크 완전판은 24권으로 되어있고, 오리지널은 31권으로 되어있습니다. 제가 이 글에서 표시하는 것은 완전판 기준으로 되어 있으니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