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곳독서 Mar 24. 2024

오후, 저녁에도 적어야 하는 이유

기록의 용도

그래서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시간을 곰곰이 되짚어보며 적어두고 싶은 것들을 골라냈습니다. 점심때 뭘 먹었지? 누구의 무슨 말에 웃었더라? 재생이 끝난 하루를 가만히 ‘다시 보기’하는 마음으로요. 그건 ‘아무 일도 없었던 하루였어’에서 ‘오늘은 이런 기억할 만한 일이 있었네’로 넘어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_기록하기로 했습니다, 김신지, 휴머니스트, 28P


오후에도 기록을 해야 하나요?
하루가 지난 다음날에도 기록할 필요가 있나요?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에게 김신지 작가의 책을 추천하곤 한다. 기억이라는 것은 휘발성과 왜곡이 심하기 때문에 가능한 바로바로 적는 것이 좋다. 바로 적을 수 없는 상황은 언제든 생기기 때문에 우리는 몰아서라도 기록을 한다.


일주일 넘게 플래너를 적지 않다가, 몰아서 적은 기억이 자주 있다. 하루 20~30분이면 충분히 적을 기록들이, 일주일이 쌓여 적는 시간만 2시간으로 늘어난다. 하루 20분과 하루 2시간의 체감의 온도는 너무나 다르다. 부담스럽고 미루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이때 포기하면 안된다.


출처 : alook.so / @슈퍼먼지

몰아서 쓴 방학일기

몰아서 일기 쓰기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기억이 있다. 어릴 적부터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보냈다면 없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몰아서 써봤던 방학 일기다. 매년 2번씩 정확히 같은 패턴으로 미루다가 혼나면서 가끔은 울면서 적었던 그 기억. 


하지만 몰아서 쓴 그 일기들이 지금은 너무나 궁금하다. 어릴 적 작은 손과 맑은 눈 깨끗한 머리로 적었던 나의 소중한 생각들이 말이다. 물론 오늘 하루는 무엇을 먹었고, 누구와 놀았고, 기분이 좋고 나쁨 등 단순하게 적혀 있겠지만. 그 기억들이 너무나 그립고 또 궁금하다.



지금의 나의 반복되는 하루는 보잘것없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10년 후, 20년 후의 나는 오늘을 너무나 궁금해하고 또 돌아가고 싶을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히 그리울 것이다. 그러니 점심 먹은 후, 졸릴 때, 퇴근 전에, 퇴근하고 집에 가서, 잠들기 전 그 어느 때라도 좋으니 나의 하루를 기록해 보자. 오늘 하루를 보관한다는 마음으로. 


기록하는 시간은 내가 만드는 것! 타이밍은 이렇게나 많다.

점심 먹고 난 다음 오후시작 전(1시~2시 사이)

오후에 졸릴 무렵(2시~4시)

퇴근을 준비하며(5시~6시)

퇴근해서 집 도착 즉시(7시~9시)

저녁식사하고 여유시간(9시~10시)

잠들기 직전(10시~11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