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9문장으로 이루어진 글.
스물둘, 룸메이트를 따라 플래너를 샀다. 나의 기록 멘토인 벤자민 프랭클린의 이름을 딴 신뢰감 주는 진한 검은색의 플래너. 하지만 살 때의 마음은 찰나, 얼마 지나지 않아 천 원짜리 노트처럼 사용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대충이나마 꾸준히 쓰는 습관이 이어졌고,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을 고민했다. 플래너 가격만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내용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일정, 수면, 일기, 목표, 그리고 소소한 루틴까지.
처음에는 기억하려고 적었는데,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종이에 옮겨 적으면 불안감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 후로 불안감을 느낄 때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생각을 적으며 몸과 머리를 가볍게 했다. 생각을 가볍게 할수록 자연스레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고, 나를 온전히 바라볼 수 있었다.